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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53호 13면    2012-02-17 16:44:30 입력
[건축·문화예술촌] ⑪ [수필] 방패연 날리는 재미
ab석송 반미태 건축사 | 구.(주)서강 종합건축사사무소
반미태 건축사(banmitae@hanmail.net)

▲ 연을 날리는 반미태 건축사(오른쪽)
▲ 석송 방패연 - 해운대 국제 연날리기 대회

가슴을 열고 하늘을 비상하는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놀이가 하나 있다.

연날리기가 바로 그것. 요즈음은 점차 잊혀져가고 있지만, 우리가 어렸을 적 한겨울 철 꽁꽁 언 손을 호호 입김으로 녹여가며 아버지가 손수 깎아 만들어준 얼레를 감고 풀며 한바탕 공중전으로 하루해를 저물게 하기에는 연날리기만큼 흥미만점의 놀이는 없었다.

우리 방패연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한가운데 동그란 창()을 낸 방구멍에 있다. 덕분에 알맞은 뒷바람을 안게 하고 허공으로 띄워 올리면 중국이나 일본의 것과는 상대가 되지 않을 만큼 잘 난다. 언뜻 생각하면 가운데 구멍이 뻥 뚫려 뜨지 못할 것처럼 보이지만 앞뒤가 꽉 막힌 방패연 따위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방패연은 공기저항의 역학(力學) 관계를 잘 응용하여 균형을 맞추지 못하면 금세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만다. 그럴 때 손재주가 필수적이다. 왼쪽으로 기울면 오른쪽 귀살, 오른쪽으로 기울면 왼쪽 귀살을 안쪽으로 눌러 균형을 잡도록 한다. 옛날엔 꼬리(갈개발)를 달았다. 거기에 연 머릿줄을 죄고 풀어가며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도 긴요하다.

방패연은 그저 뜨기만 하는 게 아니라 날개 없이도 하늘을 훨훨 잘 날도록 만들어져 있다. 두말할 것도 없이 가운데 뻥 뚫어놓은 방구멍의 효과다. 다소 가로 세로의 비례가 잘 맞지 않더라도 가슴 한복판에 동그란 창 하나를 내놓은 덕분에 돛으로 항주하는 범선처럼 자유로이 비상하고 도약할 수 있는 것이다.

"연이 바람결을 타고 하늘을 나는 건 아무 장애물 없이 내가 네게 들고, 네가 나에게로 드는 드나들기 놀이이다. 가슴 한복판에 만들어 놓은 트임이야말로 새로운 놀이의 경지를 여는 상상의 나래인 것이다" (변택주의 <숨결> 중에서)

국제연날리기 대회에 참가해보면, 외국인들은 우리 방패연의 기능에 놀라고, 명주실에 사금파리를 입힌 지혜에 놀라고실타래인 얼레의 능수능란한 조작 기술에 놀란다. 창공을 자유자재로, 역동적으로 날며 상대 연과 공중전을 벌이는 것은 오직 우리 방패연뿐이다. 외국의 연은 바람을 안고 뜨지만 우리 방패연은 방구멍으로 바람을 배출시키면서 뜨기에 가능한 일이다

방패연은 한지 온장을 전부 다 쓴 대형연과 한지 반장 정도의 소형연으로 나뉘는데, 정성을 다하여 만드는 연은 그만큼 다양한 재미가 있다.

첫째는 만드는 재미. 잘 건조시킨 대나무를 균형에 맞추어 잘게 쪼개고, 다듬어 그것을 골격으로 오방색 문양을 그린 한지에다 입혀 연을 만들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한지에 오방색 문양을 그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둘째는 날리는 재미. 혼자서라도 옥상에 올라 창공을 상대로 상하좌우 마음껏 재주를 부리다보면 금방 마음이 확 트이고 상쾌하기 그지없다.

셋째는 끊어 먹기. 사금파리를 먹인 명주실로 상대를 공격하여 연줄을 끊어내면서 가마득한 무한세계로 날려 보낼 순간의 기분은 실로 천하를 다 얻은 것 이상의 승리감과 만족감을 안겨 준다.

넷째가 나눔의 즐거움이라 할까. 한 점의 예술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방패연 하나를 만들어 선물하면 받는 사람마다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그렇게 좋아할 수 없다.

누구나 어린 시절 연을 만들어 하늘에 띄워 보았을 것이다. 8각 얼레(무게 약1kg)에 방패연을 달아 하늘에 날려 보라. 불과 10분이면 금세 온몸이 땀으로 진득해질 것이다.

하늘 높이로 자유자재 연을 날리다보면 목 운동과 눈동자 운동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얼레를 감고 풀면서 때로는 튕김 질을 하는 동안 팔 다리가 긴장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긴장과 운동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응어리진 스트레스를 말끔하게 씻어 주는 것도 연날리기가 주는 또 하나의 과외수입이다.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민속놀이 하나인 연날리기에 동참해 보자!

옛날엔 연 날리는 계절이 겨울이었지만 지금은 일 년 내내 생활스포츠로 자리 매김하여 전국적으로 공휴일이면, 서울의 난지도 잔디공원을 비롯하여 여의도와 뚝섬 일대가, 그리고 부산에서는 사상의 삼락공원 잔디밭과 해운대 및 다대포해수욕장 등지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량을 뽐내는 연 마니아들의 재주를 한껏 목격할 수 있으니 말이다.

2012-02-17 16:44:30 수정 반미태 건축사(banmita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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