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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44호 12면    2011-05-17 18:40:13 입력
[건축·문화예술촌] [영화] 애니멀 타운
ab강기표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아체 에이엔피
강기표 건축사(artche@nate.com)

아동 성범죄 전과자로써 전자 발찌를 차고, 자신이 가진 성적장애와 강박증으로 인해 욕구를 억누르며 살아가고 있는 오성철(이준혁). 아동기호증자, 불쌍하고도 위험한 존재로써의 감시대상자이자, 착취당하는 하층노동자이며, 도시 바깥으로 내몰려 있는 주변인이다.

 

오성철로부터 아이를 잃어 가정이 무너진 인쇄소 사장 김형도(오성태)가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는 그를 우연히 보게 되면서 상처에 대한 복수심으로 오성철의 뒤를 밞게 되고 목을 매 자살하려는 오성철의 처절한 몸부림을 목격하게 된다.

 

<애니멀 타운>은 강력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

 

그 하나는 놀라운 수용력의 시나리오와 그 속의 관객들을 사로잡는 인물들이다.

멧돼지(애니멀)의 상징성, 멧돼지가 숲을 빠져나와 적의로 가득 찬 도심 속으로 뛰어든 뉴스, 두 사람의 일상을 교차하면서 중간 중간 배치된 폐지를 줍는 여자아이와 동생, 감시대상자로써의 오성철을 찾는 형사, 프롤로그의 나이든 창녀, 대화의 상대성을 잃은 목사, 돈을 건네며 연락하지 말라는 오성철의 누나, 도시의 천박성을 내뱉는 택시의 여자 승객, 밝고 활기찬(?) 김형도의 아내 그리고 딸.

그들은 도시의 주변인으로 또는 피해자로, 또는 가해자로 오성철을, 김형도의 주위를 맴돌 뿐 무관심으로, 소외로, 보이지 않는 사회적 권력으로 그와 그들을 미묘하게 연결시키며 나아간다.

배우의 에너지로써 이준혁의 오성철과 오성태의 김형도의 무표정한 연기는 섬뜩할 정도로 강렬한 리얼리즘으로 다가오며, 이 영화의 진정성을 더하고 있다.

몇몇 영화는 진정성을 위하여 비전문 배우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두 배우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전문 배우들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일상 속에서 혹은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변인으로 리얼하게 와 닿는다.

단역의 두 여배우 또한 오성철의 성적·사회적 장애의 상징성으로, 그에게 가하는 사회적 폭력의 가해자로 한 면을 보여 준다. 언젠가 <박쥐>에서 송강호의 헤어누드가 화제가 되었지만, 두 여배우의 헤어누드는 호기심적 기호에서 벗어나 극의 사실성을 적극화 하고 있다. 이는 연출의 큰 힘으로 충전되어 후반부에서의 크나큰 에너지의 휘발성으로 폭발을 가져 온다.

또 하나는 강력한 영상 밀도와 도시를 바라다보는 섬세한 시선이다.

색상의 밀도를 제거한 도시의 전경과 그 속의 사람들을 투영하는 밀도 높은 시선, 수도는 끊겼고, 형광등은 깜빡거리는 사람들이 떠난 철거예정인 아파트. 오성철을 찾는 건, 감시를 위한 형사와 몰래 숨어든 본드 흡입 청소년뿐이다.

도시의 주변부에서 맴 돌던 카메라는 종반부 테헤란로의 삭막함과 함께 멧돼지(애니멀)와 충돌한다.

오성철과 그를 뒤쫓는 김형도의 일상을 교차하여 보여주며 진행 되던 극의 전개는 후반부에서 둘의 관계와 진실을 드러내며, 켜켜이 쌓여가던 긴장은 테헤란로에 이르러 충돌, 우리가 사는 도시의 끔찍한 실재가 드러난다.

도심으로 뛰어든 애니멀(멧돼지)는 도시를 더욱 가혹하게 보이게 하고 있다. 공간의 생기가 환영으로 다가와 있는 김형도의 아파트는 정형화 되어 있고, 그 공간의 밝고 활기찬 뒷모습의 아내와 딸의 존재는 마지막 클로징에서 전율을 느끼게 한다. 도시 밑바닥에 흐르는 거대한 폭력의 잠재성은 관리되지 않은 채 무수한 선들로 연결되며, 누구도 이 도시에서의 위험과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애니멀 타운>은 전규환 감독의 <모짜르트 타운>에서 <댄스 타운>으로 이어지는 타운 3부작 중 한편이다. 최근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는 탈북자의 시선에서 한국 사회의 자본주의 모순과 철거된 재개발지역 낭떠러지의 사회상을 보여주고 있고, 박동현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기무>는 현대미술관으로 계획되어있는 기무사 터를 배경으로 옛 기무사의 건물과 서울의 퇴락한 골목과 근대건축물의 시간성과 공간성을 보여주고 있다.

 


강기표
건축사는 동의대 건축공학과를 졸업, 종합건축 목원에서 쌓은 실무경력을 바탕으로 평화TCM건축을 거쳐, 현재는 아체 에이엔피건축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건축가회 총무이사, 인제·동명대 건축학과 겸임·외래교수, 부산 동래구 건축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작품은 농협 하나로 클럽 부산점 최우수, 40계단기념관 당선, 창원 종합 여객터미널 건립 설계경기 우수, 이라크 살라하딘대학 캠퍼스 마스터플랜 당선 등이 있다. 평소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10년 대한민국건축문화제 영화건축 대담 및 전시, 신문기고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1-05-17 18:40:13 수정 강기표 건축사(artch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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