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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0호 2면    2017-09-26 10:30:12 입력
[계륵] 빈약한 담론에 대한 불편함
논설위원( simism@hanmail.net)


얼마 전 오랜만에 모교를 다녀왔다. 어쩌면 25년도 넘었을지 모른다. 그간에 스승님 한 분은 돌아가셨고, 당시의 선생님들도 이제 정년을 앞두고 계시다. 그런 차에 후배들로부터 과제를 봐달라는 부탁을 받고 모교를 방문한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해당분야의 전문가로 살아도 마땅히 전수할 무엇은 아직 본인의 손에도 잡히지가 않는 법이다. 아이들이 보채도 그것은 채워줄 수가 없는 것이라는 속성상후배들의 작품 감상과 후일담으로 자리를 마무리하고, 그래도 선배인지라열심을 당부하고 왔다.

사실 열심이라는 건 당부한다고, 강요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열심이라는 건 재미에서 나는 것이고 재미는 보상과 좌절에서 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선배는 무엇이라도 해주어야 한다. 마땅히 해줄 게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도 말이다. 결국 후배들이 고민하는 주제는 쉐어하우스(Share House)’라는 것이었다. 1인 가구가 늘어만 가는 추세에 그것은 건축계의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물론 필자도 오랜 기간 동안 같은 문제로 골몰하였던 터라, 마땅히 우리는 같은 고민을 나누고 새로운 비전을 공유했어야 했다.

LH에서 내놓은 과제는 2~30대의 솔로직장인의 삶을 개선할 새로운 공유 주거에 대한 것이었다. 정말 의미 있는 주제이지 않을 수 없다. 1인 주거는 미래의 주거형태가 될 것이고, 그 낱낱의 주거형태를 누려야 할 주체들은 소외되지 않을 새로운 주거형태에 몸을 담아야 할 것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관주도의 새로운 주거에 대한 모색은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의 과제를 챙기는 내내 불편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다. 2~30대의 솔로인 직장인을 위한 주거라니사실 그건 그냥 공동주택 프로젝트에 불과하다. ‘쉐어하우스라는 개념 자체와 동떨어져 있는 주제라는 것이 나의 관점이었다.

쉐어하우스란 동일한 생활방식을 <선택>한 사람들의 공동주제인 것이다. 노인과 청년 그리고 특정계층의 모임이란 쉐어의 개념이 아니었다. 예를 들어 쉐어, 반려동물을 키우기로 한 사람들의 주거는 분명 거기에 맞는 기능들이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반려동물을 맡아줄 시설과 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산책길이그리고 당연히 공유될 정신적 소산들이 말이다. 바로 그러한 특질들이 쉐어하우스를 특정하고 구축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2~30대의 솔로직장인이라는 주제는 어떤 특정될 쉐어의 목적이 상실된 일반적인 프로젝트에 불과했다.

그러니 우리가 무슨 주제로 토론을 하겠는가 말이다. 담론의 부재이고 빈약한 담론이다.

마냥 하는 일들이 그렇다. 도시재생은 거주민의 이탈을 초래했고 참여인들의 소외를 초래했다. 인문학이란 인간에 대한 학문일 것이다누가 뭐라 해도 그래야한다. 그래서 진실과 진리와는 동떨어질 그 무엇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 주체이기에 비자연과학적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의미를 갖는 것이다. ‘쉐어하우스역시 지어지고 나면 일정기술로 구축된 공간일 뿐이다. 그러나 그것에는 우리의 고민들이 담겨야 마땅하다. 지금 여기 바로 당신이 누려야 할 새로운 주거의 형태가 말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계층과 나이, 성별로 구분되어야 할 그 어떤 파쇼적인 의미가 없어야 한다. 계층과 나이, 성별을 떠나 같은 방식의 삶을 담아야 할 그릇으로서의 주거라는 의미가 선행되어야 한다. 바로 그것이 쉐어하우스이다. 또한 그것 - 즉 삶의 방식이 계층을 무너뜨리는 방식, 바로 그것이 미래의 주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논설위원( simis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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