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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8호 2면    2017-07-25 13:50:48 입력
[시론] 건축환경 변화에 대한 생각들
구본율 건축사()

연일 찌는 듯한 무더운 여름, 푸른 해운대 바다 백사장을 거닐며, 추억시절과 낭만을 상상해본다. 젊은 인파가 모여드는 여름 바다의 해운대는 반달모양의 백사장과 가로등 불빛을 품은 야경, 파도 소리의 아름다움이 환상적이다. 올 여름, 부산 근교에 있는 해수욕장을 한 번씩 가보기로 희망을 가져본다. 도시를 가꾸고, 건축하는 한 사람으로서 부산은 참 매력적인 도시이다.

며칠간 일기예보가 빗나간 듯, 부산의 예상 강수량이 훨씬 못 미친 것 같다. 주말 오전 비가 올 듯 했지만, 회동동 수원지 숲길을 걸었다. 가끔 이슬비도 내려, 산책길 걷기에 좋은 날이었다. 숲 속을 거닐 때, 간간이 굵은 비가 내리다가 멈춤을 반복했지만, 걷는 데는 불편함이 없었다. 갑자기 짙은 구름이 몰려오고 소낙비가 내릴 것 같았다. 간이식당에 들러 휴식 중, 소낙비 내리는 소리, 시원한 바람을 몰고 와 땀을 식히고, 따뜻한 국물로 배고픔을 달래니 행복감을 느꼈다. 메마른 땅에 빗물로 적시니, 사방에 풀잎들이 춤을 추는 듯 생기가 나 보였다. 짧은 순간 쏟아진 단비에, 풍요로움과 평온함을 느꼈다.

 

법 제도와 기준의 변화에 따른 건축주 설득의 필요성

세월이 30년 가까이 흘렀다. 건축사 건축구조기술사로서 건축설계와 시설물 리모델링, 공사비절감(VE), 공사감리, 구조설계, 안전진단 등 건축과 관련된 업무를 할 때마다 새로움을 느낀다. 건축설계의 제도강화와 설계기준 개정에 따른 설계환경의 변화로 업무량이 증가하고 있다. 녹록지 않은 여건과 건축주의 요구에 공감하면서도 건축설계비가 상승하는 요인의 정당성으로 클라이언트를 설득해야만 했다.

적정 설계비의 설득은 건축사 업무 중 중요한 역할이다. 건축주를 설득하는 과정은 여러 갈등이 상존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저가 수주로 용역이 진행되면, 사무실 운용의 어려움은 물론 서비스 제공에도 한계가 발생한다. 또한 협력사도 함께 물적·인적 어려움에 직면하여 관계전문 협력사 간의 신뢰를 잃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제도변화에 따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집단과의 상호 협력과 부단한 탐구력을 가져야만 한다. 건축환경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업무범위 확장과 그에 따른 설계비용의 상승은 필연적이다.

 

공공건축물의 설계라도 현 최저입찰제를 고용창출 차원에서 적정입찰제로 전환해야

지난 수십 년 동안, 설계서비스 산업은 수요공급의 불균형과 공공건축물의 최저입찰, 경쟁사 상호 간 저가수주로 선진국 공사비의 최소 6%에도 못 미치는 3~4% 정도로 설계비가 책정되어왔다. 설계 외주비를 감안하면, 사무소 운영에 차질이 생기며, 인적·물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건축물은 건강한 도시문화를 창출하고 나라와 도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소중한 가치를 지녔다. 국가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러한 어려운 건축환경이 지속될수록 건축설계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은 저하될 것이고, 국가와 미래는 큰 손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경기 활성화를 위한 단기적인 제조업 재정 지원도 필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의 건축설계 서비스 육성 지원도 함께 뒤따라야 한다.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고용창출 차원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공공발주 설계부문이라도 단계적 적정입찰제로 전환하여, 선진국의 최저 공사비 6% 수준의 설계비로 개선이 요구된다. 건축설계 서비스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제조업에 비해 1.9, 부가가치 1.4배라고 한다.

고용창출 측면에서 건축설계 서비스산업은 육성되어야 한다.

 

건축물의 고층화, 첨단 기술발전에 따른 우수한 인재육성과 맞춤식 교육

지구환경의 변화로 건축물을 바라보는 시대적 요구도 달라지고 있다. 친환경 건축물과 지속가능한 건축물, 에너지 절약, 성능평가 인증 등이 도입되고 있으며, 고층화, 복잡화, 첨단화로 발전된 품질과 성능이 요구되며 클라이언트의 욕구도 진화하고 있다. 건설공사의 환경도 종합건설 체제에서 여러 전문 직종으로 분업이 진행되어 설계·감리·공사 상호 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요구된다. 건축설계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사회적 변화와 요구에 부응할 우수한 인력이 설계업에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

지역의 문화와 도시의 랜드마크로서 건축물은 도시를 아름답고 안전하게 한다. 부동산 경기와 같은 단기적 활성화 방안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다. 우수한 지역 인재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먼저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공공발주 부문의 예산 절감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적정 금액의 입찰 방식으로의 전환을 통해 지역 인재육성과 일자리 제공에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

더불어 인재육성을 위해 대학도 설계사무소와 엔지니어링 업계 업무의 맞춤식 교육으로 업무의 적응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설계 및 엔지니어링 업체 또한 부가가치가 높고 창의적인 업무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업종 간의 협력으로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더 나아가 선진국형 강소업체를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응용과학은 기초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건축설계와 관련 기술들은 건설산업의 근간이다. 외국회사의 고부가성이 높은 기본 설계비를 지불하여 외화를 낭비 할 것이 아니라, 선진국 형 건축설계와 관련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건설업의 국가경쟁력은 세계 12위권에 도달하였으나, 건축설계 관련 경쟁력은 세계 22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국가 미래 발전을 위한 분야별 균형발전과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한번 생각해본다.



2p1 구본율.jpg구본율 약력 : 구본율 건축사는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 부산대와 경북대학교에서 각각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본구조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의 대표이사인 그는 건축사로는 드물게 구조기술사, VE전문자격인 CVS(국제공인가치전문가) 자격증을 함께 가지고 있어, 건축설계와 구조기술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이밖에 동아대 건축학과에서 구조시스템강의를 했고, 부산시 건설본부 건설기술자문위원, 부산고등법원 건축전문조정위원, 한국철도시설공단 자문위원, 전 한국기술사회 부산지회장 등으로 활동해쓰며, 2011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표창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주요 실적으로는 극동석유 대산공장 각종 창고 및 FLARE STACK(PERRIK TYPE) 구조설계 등이 있다.

구본율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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