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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8호 2면    2016-09-26 09:41:23 입력
[시론] 정보화 사회, 건축의 사용·교환·상징가치
문정필 교수()

현대는 정보화 사회다. 정보화 사회란, 정보가 자원이 되어 그 가치를 재생산함으로써 경제가 운영되고 더불어 문화적 융성을 이루는 사회다. 정보화 사회는 기존의 물질과 에너지에 의존하던 산업에 정보가 더해져 인류 생활을 지배한다. 컴퓨터가 중심이 되는 이 사회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창조·응용·배포하므로, 지식이 주요 산업으로 그 위치를 차지한다. 이로 인해 인간생활의 혁신적 변화는 여가와 풍요로움을 가져오므로 지적인 문화로 나아간다.

정보화 사회의 건축은 어떠한 지적 문화의 표현가치를 지니는가? 건축이 상품으로 취급되고 있는 자본주의적 성향에서 바라보자. 자본주의 사회의 물질구성에 대한 최소단위가 상품이기 때문이다. 상품은 기본적으로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라는 이중적 측면을 지닌다. 먼저, 상품의 사용가치(use value)’는 사회적 형태가 어떠한 모습을 지니던 그 자체가 구체적인 유용성을 가진다. 기능적 속성이 있는 유용성은 인간의 욕구충족을 위해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상품성을 지닌다. ‘교환가치(exchange value)’ 공통요소로 동등하게 교환될 수 있는 경제학적 측면에서 사회적 형태로 표현된다. 마르크스(K. Marx)의 자본론에서는 인간의 노동이 상품을 교환될 수 있는 공통요소로 취급하여 자본주의 경제를 언급했다. 상품을 생산하는 노동시간의 양에 따라 경제적 교환가치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의 세포를 구성하는 상품 중에는 사용적 기능이나 경제학적인 교환당사자와 완전히 분리될 수 없는 영적 연계관계의 상징가치(symbolic value)’도 일부 공존된다. 모스(M. Mauss)의 증여론에서는 영혼이 깃든 상품의 선물은 정서적으로 성의를 상징한다고 했다. 상품을 매개로한 선물이나 예물 등의 증여행위는 사용·교환적 환원이 불가능한 상징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 상징가치는 상품에 깃든 감정 따위도 경제적 조건만큼 사회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들은 인간 욕구체계를 만족시켜왔기에 상품을 구성하는 물질을 통해 인류사에 확장하여 설명해 볼 수도 있겠다. 원시·농경사회에서의 물질은 직접적인 필요에 의한 사용가치가 중심이었다. 이어지는 근대사회에서는 물질이 산업화를 위한 기제로서 교환가치가 중심이었다. 오늘날의 후기산업사회인 정보화 사회에서는 노동력을 재생산하는데 필수적이지 않은 인간의 정서와 욕구, 욕망과 같은 영역들까지 물질과 결합해 상품유통에 마케팅 되고 있다. ,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는 교환가치를 목적으로 하지만 인간의 감정조차도 상품에 녹아들게 하는 상징가치가 분명히 존재한다. 대표적 예로, 잡스(S. Jobs)의 아이폰이 그러했다.

물질 중심산업인 건축은 앞의 세 가지 상품의 가치 즉, 사용·교환·상징가치에 대해서 예외일 수 없다. 현 자본주의 사회는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도시, 전통적 맥락의 흐름대열에 있는 양식적 건축, 진보적 디자인의 건축, 첨단기술이 적용된 현란한 조형가치의 건축물을 가리지 않고 상품화를 선도한다. 분양이나 임대를 목적으로 하는 건축은 자본주의의 경제에 직접적으로 충족되기도 하며, 볼거리를 제공하는 건축물은 관광산업을 통해 상품화된다.

그럼에도 건축사들의 진정성은 오늘날의 사회에 이러기까지 건축이 물질을 구성하거나 가공하고 의미를 더해 기능, ·공간, 의사소통(communication) 창조로 사용·교환·상징가치를 표현해왔다. 농경사회까지 건축을 구성하는 목적은 기본적인 기능 충족의 사용가치 중심이었다. 이어지는 근대의 표상에서, 물질이 에너지로 교환되듯 건축적 구축의 이슈도 시·공간으로의 교환된 가치를 중요시했다. 후기산업사회인 지금의 정보화 사회에서는 상품에 내재된 의미가 상징화 되듯, 건축은 사회현실의 반영과 물질에 잠재된 정서적 정보가 상징가치로 교류되어 의사소통을 이끌어 왔다. 건축사들은 이러한 가치인식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정보화 사회의 특징은 지금까지 인류역사에 투영(projection)된 지식의 실제가 변조(mutation)되어 더 실제 같은 가상(simulation)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배경에서, 사용가치의 측면에서는 물질을 직설적으로 분석하는 건축이 도시문맥에 반영될 맥락(context)이나 개념으로 표현되므로 오감에 투영된다. 교환가치의 측면에서는 건축을 구성하는 물질이 변조되어 비물질화 된 시·공간의 정보로 변환되어 인간의 정서를 자극하여 의식화로 이끈다. 상징가치의 측면에서는 건축의 조형성을 통한 기억이나 상상을 일으키므로 건축사와 관찰자간의 의미적 해석이 풍부해질 수 있는 논리성을 지니게 된다.

이러한 가치들에 충족하기 위해서, 건축사는 현실적·실제적인 인간사회의 현상을 예술적 감각으로 환원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관찰자에게 건축을 구성하는 물질을 자의적·심리적으로 다양하게 해석하게 하여 시·공간을 의식화로 이끌 수 있어야한다. 그리고 건축사는 오브제를 통해 그 시대의 사회적 사건의 정보를 기억하게하거나 관찰자와의 기호화된 감정을 통해 고무적인 의사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의미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정보화 사회는 그 실체를 모두 드러내지 않은 진행 과정에 있는 미완(未完)의 사회다. 알파고의 사회적 파장은 미래에 다가올 첨단 과학이 건축술의 정신능력까지도 확장시키는 역할을 짐작하게 한다. 가상의 영역도 건축사의 작업영역에 포함되는 현실에서, 건축사는 정보화 사회도 여전히 중요하게 취급되는 물질의 본질을 꿰뚫고 있어야 미래에 일어날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가상적 체제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2p1 문정필사진.jpg문정필 약력 : 문정필 교수는 부경대학교에서 건축공학박사를 받고 동명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재직 전 동보 건축사사무소, ()에이케이 건축사사무소를 개업하여 건축설계 활동을 했다. 주요 관심분야는 건축과 사회’, ‘건축의 시간성’, ‘건축색채등이다. 최근 저서로는 󰡔시간으로서의 건축󰡕, 󰡔현대건축과 사회󰡕, 최근 논문으로는 󰡔물질의 가치론 관점에서 본 건축의 사회적 표현양상󰡕, 󰡔동시성으로 본 불국사의 미󰡕, 󰡔루이스 바라간 건축에 나타난 벽과 색의 본질󰡕 등이 있다.


문정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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