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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5호 2면    2017-04-25 12:13:57 입력
[시론] 열일곱 돌 부산국제건축문화제, 우리의 역할은?
조형장 건축사()

부산국제건축문화제가 2001년 개최된 이래 올해로 열일곱돌을 맞이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제3심포지엄분과위원회4,5국제공모분과위원회까지 초창기 문화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후 몇 년 뒤 본회로부터 한국건축산업대전’ TF팀 참가요청이 있었는데 아마도 잠깐의 문화제 경험이 발탁 계기가 된 듯싶다. 당시 회의 차 서울을 오가며 친분을 쌓게 된 서울의 모 건축사 한분과 어느 날 소주 한 잔 하며 기억에 남을 만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적이 있었다. 그는 부산에 대하여 항상 부러워하는 3가지가 있다고, 그것은 바로 건축사신문’, ‘부산국제영화제’, 그리고 부산국제건축문화제라나, 가볍게 듣고 넘겼지만 발갛게 상기된 얼굴과 진지한 그의 눈빛을 보면서 어느 정도 진심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 들었던 매끄럽고 장황했던 서울말을 부산말로 간단히 번역하면, “X들에게 선수를 빼앗긴 게 X팔리기도 하고, 촌동네에서 그렇게까지 억수로 잘 해나갈 줄은 몰랐다는 요지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멀리서 새벽차를 타고 회의 참석차 달려온 이에게 던져주는 위로의 멘트일 수도 있겠으나 다음번 팀 공식 회의에서도 몇 번인가 더 거론된 적이 있었다. 이후 나는 틈만 나면 이런저런 자리에서 목소리를 깔고 어깨에 가볍게 힘까지 주어가며 그날의 이야기를 닳도록 재생시켜 왔다 

영화제는 그렇다 치고 이제 곧 2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는 건축사신문부산국제건축문화제또한 외부로부터의 시각은 생각보다 경이로운 수준이다. 특히 문화제는 국내 최초의 건축문화제로 건축가치의 저변확대와 도시의 발전, 건축문화 창달에 기여한바,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음이 분명하다. 물론 이 행사가 반드시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온 것만은 아니다. 일회성 전시, 이벤트 치중, 시민에게 다가가기, 사회적 과제에 대한 대응이나 다수의 참여성에 대한 실효성 등에 있어서는 적지 않은 예산과 인력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도약을 위한 혁신전략수립에 만전을 기하면서 시스템 재정비와 새로운 발전방안 마련에 상당한 성과를 가져오고 있음 또한 명백한 사실이다. 아울러 작년에는 혁신전략 TF을 구성하여 제대로 된 현황진단과 사례검토를 통하여 사업재편전략을 기획하고 세부운영계획을 새로이 수립하는 등, 현재는 실행로드맵작성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관심과 노력으로 문화제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그러나 오늘은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야겠다. 지금까지 문화제를 쭉 지켜보면서 가장 아쉽고 안타까웠던 부분은 우리 건축사의 역할 부분이었다. 그동안 많은 선후배, 동료 건축사들의 헌신과 참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이 잔치는 남의 잔치처럼 느껴진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 혹자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살기 바쁜데 문화제는 무슨과연 그럴까? 늘 해왔던 것처럼 밤을 새워 같은 일을 반복하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것만이 능사일까? 우리의 생존전략 가운데 업역을 다양하게 넓혀가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내는 일도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 우리의 가치를 높여 오히려 천직으로 알고 있는 건축설계, 이 일만으로도 가치 있게 해내고 제대로 대우받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더욱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우리의 가치를 높이는 일, 17년의 역사를 유구하게 이어오고 있는 부산국제건축문화제는 아주 훌륭한 배경과 든든한 수단을 제공해줄 것이다. 이에 건축사회의 주도적인 역할을 위해 차기 프로그래머를 중심으로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리드할 수 있는 건축문화제위원회의 신설을 우선 제안한다. 아울러 지난해 있었던 문화제 행사 가운데 한 가지를 잠깐 언급하자면, 건축인들 만의 행사가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다가가는 시민체감형 축제의 일환으로 처음 기획되어 치러진 찾아가는 건축아카데미에 대한 내용이다. 우선 시민들의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특히 설계의 가치와 집짓기 순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우리집 짓기를 위한 건축교실과정은 금세 수강신청이 마감되는 엄청난 참여도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건축에 대한, 설계에 대한, 그리고 건축사가 하는 일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리였다. 집을 지을 때 집장사를 먼저 찾아가는 게 아니라 건축사를 먼저 찾아가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와 함께 제대로 된 설계비를 왜 주어야 하는지를 들려주는 내내 그들의 눈빛은 형형하였고 표정은 시종 진지하였다. 그동안 우리들이 간과한 부분이 아닐까 

올해는 상하이와 부산이 만나 특별전을 마련한다. 주택에 관한 이야기다. ‘UIA 세계건축사대회와 연계하여 조금 빠르게 91일부터 전시회를 개최한다. 그럴싸한 사진 몇 컷으로 보는 눈을 현혹시키는 형태적 결과물만이 작품은 아닐 터, 부산의 지역적 특성을 감안하고 건축주의 시시콜콜한 요구사항까지 오롯이 담아낸 우리 건축사들의 모든 결과물들이 작품일거라 확신한다. 젊고, 늙고, 신진이고, 기성이고를 가릴 것 없이 수많은 건축사들의 작품으로 전시장이 넘쳐나길 기대한다


2p 1 조형장 건축사.jpg조형장 약력 : 조형장 건축사는 동아대 건축공학과를 졸업, 한국해양대 해양공간건축학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건축사사무소 메종의 대표로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공간건축학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부산국제건축문화제 대외협력 프로그래머, 한국해양디자인 협회 부회장직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부산항 거점형 마리나 항만 개발계획수립 사하구 홍티예술촌 조성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당선 사상구 새뜰마을 마스터플랜 수립 당선 등이 있다.



2017-04-25 12:13:57 수정 조형장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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