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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3호 2면    2017-02-27 11:14:03 입력
[시론] 건축사협회 의무가입에 관한 소론
정원규 건축사()

몇 년 사이에 건축사들을 향한 사회적 요구와 그에 따른 관계법령의 제·개정 등 제도의 변화가 급속히 일어나고 있다. 그 변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이런 변화 일부 우리의 의사에 반하여 일어나고 있는 비전문가적 발상에 의한 변화까지 포함하여 - 를 바라보며 여기에 대응하는 협회의 모습이 한없이 약해 보일 때가 있다. 물론 협회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단체의 무게감이나 대응력이 타 단체에 비하여 그리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어떠한 변화 속에서 건축사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상호간 반목과 갈등의 모습이 비쳐질 때는 협회가 더없이 작게 보인다. 그러기에 우리는 오랫동안 강력한 협회, 힘 있는 협회, 회원에 대한 강력한 통제력을 가진 협회를 요구해 왔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싶은 것은 건축사협회의 의무가입이다.

왜 타 전문직 단체들은 의무가입을 유지하고 있는데, 유독 우리만 임의 가입이 되어 있는가? 우리의 요구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협회의 임의가입일 것이다.

정부의 전문자격사의 의무가입 폐지는 1999년에 1차 시도가 2009년에 2차 시도가 있었다. 1차 시도는 규제개혁 차원으로 모든 협회와 단체들을 대상으로 추진되었으며, 이 계획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이른바 힘이 있는 단체는 모두 버틸 때까지 버티었다. 버틸 힘이 없었던 단체, 주로 과학기술계(기술사회, 건축사회 등)들은 정부 힘에 밀려 임의단체로 바뀌었다. 2차 시도에서는 변호사, 변리사, 법무사, 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의사, 약사, 감정평가사 9개 분야를 대상으로 전문직 사이의 동업 허용 자격 미보유자의 전문자격 법인 설립 허용 전문가 단체 임의가입이 추진되었다. 하지만 이들의 대부분은 여전히 임의가입부분에서는 살아남았다 

의무가입이 왜 중요한가?

우선 국가적 차원에서 전문가자격제도는 일정한 자질을 갖추지 않은 사람이 특정 분야 업무를 한다면 일반인들에게 예측하지 못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해당 분야의 일은 자격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전문자격자들의 단체에 대한 국가의 요구는 단체가 지닌 힘을 통하여 국가의 공공적 이익에 기여하고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지켜나갈 수 있게 하고자 함이다. 의무가입은 이런 두 가지 이유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단체의 공적 힘을 유지시켜주는 것이다. 여기에는 국가의, 공공의 이익추구를 위한 단체의 법률적 징계권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임의가입을 추진한 규제개혁의 의미는 공공성 보다 단체의 이익집단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전문가 단체가 해당 직역의 이익을 챙기는 것이 주 임무라면 굳이 의무가입제를 유지할 이유는 없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이익단체로서의 한계와 단체를 통한 회원 감독의 실효성 의문까지 지적하며, 대국민 서비스 질을 제고하고 가격인상 요인을 없애기 위해 복수단체 설립이 허용되고 회원가입 강제조항이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대상이 되었던 단체들은 자신들의 이익적 집단성은 인정하면서도 그보다 단체의 특수성에 따른 공공기능성의 저하 및 상실을 강하게 주장하고 가격경쟁에 따른 대국민 서비스 질의 저하 및 외국의 사례 등을 비교하며 공공성이 더 중요하다고 항변했다. 결국 이것이 받아들여져 의무가입제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으며 이것을 통하여 그들의 이익단체의 힘을 유지하며 모든 변화를 능동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건축사협회 역시 우리 건축사들의 이익을 위한 단체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익단체에 앞서 사회적으로 공익적 단체로서의 위상이 보여지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의무가입이라는 전투장비를 무장해제 당한 우리의 자화상은 어떠한가? 이익집단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못하면서 우리에게 공공성이 필요 없다고 판단한 국가가 오히려 공공적 의무만 더 강화시켜 사회적 지탄을 받게 하고 있지는 않는지? 정부가 원한대로 가격경쟁으로 대국민 서비스의 질이 얼마만큼 높아졌는지도 궁금하다.

2016년 초 건축사등록원에 등록된 건축사는 총 13,842명이다. 이중 대한건축사협회 가입자수는 10,404명이다. 교수, 공무원, 건설회사 종사자 등 일부를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적잖은 수가 미가입 상태이다.

임의가입의 부작용으로 협회는 국가적 건설행정의 대표성을 지닌 공적 파트너로서의 위치가 아닌 수동적 수행자가 되어 우리의 권익조차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전체 건축사의 윤리적 통제성을 가질 수 없어 이익단체로서의 주도적 역할조차도 하지 못하는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분명히 건축사는 공공성을 지닌 중요한 국가공인 자격자이며, 건축사협회는 이런 국가공인 자격자들이 제대로 된 공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체이다. 이것은 우리의 이익을 앞서는 역할인 것이다. 이 공적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모든 건축사는 하나의 단체에 의무적으로 가입되어 협회를 통한 대표성을 확보해야하며 협회의 체계적 관리와 교육 등을 통한 공공성 확보를 통하여 건설행정의 공적 파트너로서의 자리매김으로 다양한 역할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의무가입제/도는 비록 사무소를 개설하지 아니한 건축사들에게도 자긍심과 동질감을 부여하여 그들의 다양한 분야에서 건축사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모티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의무가입제도의 시행은 우리 건축사협회가 공공성 추구와 이익단체로서의 두 가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하는 선결과제일 것이다. 협회는 이 의무가입제도에 대한 정당성과 필요성에 대하여 제대로 인식하고 임의가입폐지를 위하여 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p 상단 정원규 사진작품(배경).jpg정원규 약력 : 정원규 건축사는 동아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상지종합건축, ()라인종합건축에서 실무경력을 쌓았으며, 현재는 창대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건축사회 총무이사이기도 한 그는 지난 2010년 홍보봉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하여 현재에 이른다. 정 건축사는 경성대 평생교육원 사진예술/사진작품연구반을 수료하는 등 사진에도 조예가 깊은데, 6인전 (오일장)’, 동강국제사진제 Growing Up 2014 초대작가전등에 작품을 출품키도 했다. 이밖에도 현재 경남중고 기독동문회 임원으로 재직하며 노숙자 및 교도소, 탈북민을 위한 사역에 활동 중이다.

정원규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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