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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2호 10면    2017-01-24 16:56:02 입력
[건축, 그 출발점에 서다] ㊺ 지역성을 마주한 특별한 경험
주선희()

경남건축사회가 주관하는 ‘2016 26회 경남건축대전의 부상으로 34일간(1123~1126)의 일본 건축물 답사 기회가 주어졌다. 답사지역은 큐슈지방의 후쿠오카와 구마모토, 오이타 등지였다. 특히, 여러 답사 일정 중 구마모토 지역 학생들과 함께하는 교류회 시간이 각 학생들의 작품 발표와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첫째 날 아침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구마모토 현립 미술관 별관이었다. 이번 경남건축대전에 출품하여 수상한 작품이 미술관 설계였기 때문에 더 관심이 갔던 건축물 중 하나였다. 지진으로 인해 미술관 일부 전시실의 관람이 통제 중이었으나, 미술관 관리자는 지진피해를 입은 전시실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출입하기 힘든 관리실과 수장고까지 우리를 안내해 주었다. 특히, 관리자는 미술관의 관람동선과 관리동선 구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고, 세심한 부분까지 고려해야 하는 건축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미술관은 옛 구마모토 현립 도서관을 재생한 건축물로,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4층까지 뚫린 공간과 전시실에서 내려다보이는 공간 등 시민들에게 이곳 미술관의 아름다운 공간의 변화를 경험하게 하고 있다. 또한 투구를 본뜬듯한 전체적인 형상과 길 건너 보이는 구마모토 성의 돌담을 재현한 외장재를 사용한 점 등이 일본건축의 지역성을 느끼게 해 주었다.

둘째 날은 구마모토를 예술의 도시로 가꾸자는 취지 아래 진행된 프로젝트 아트폴리스작품들을 견학했다. 80개의 프로젝트 중 구마모토역 파출소’, ‘구마모토역 시라카와 출입구’, ‘구마모토역 신칸센 출입구를 방문했다. ‘아트폴리스프로젝트 작품들을 보면서 건축물 각자가 가지는 의미를 해석하기보다 건축 디자인이 도시와 사람들의 실생활에 접목됨으로써 사람들의 곁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주고, 그로인해 도시의 또 다른 지역성이 생겨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상생활 속에서 이러한 건축물들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면, 건축과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감성이 달라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트폴리스를 견학한 후에는 올해 4월 구마모토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마시키마치 지역의 지진피해 복구와 이재민의 거주를 위해 건설된 가설주택 모두의 집을 둘러보았다. 이 집은 목조 응급 가설주택으로 과거 동일본 대지진 이후 건설된 가설주택처럼 하나의 긴 공간을 여러 칸으로 나누는 방식을 이용했다. 현재는 두 가구 단위로 집을 건설해 약 60동이 지어져있다. 이곳에서도 일본인들의 침착함과 섬세함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가설주택임에도 불구하고 수도시설 등 기본생활에 필요한 인프라들을 1개월 내로 확립해 빠른 생활 복구에 힘썼으며, 노인인구가 많은 점을 고려해 그들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인 집회소와 담화실 등을 설치한 점에서 기본적인 생활 이외에 복지까지도 고려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두의 집을 방문한 후에는 호텔로 이동해 일본학생들과 교류회를 가졌다. 일본의 소조대학 학생 2명과, 구마모토대학 학생 2, 대학원생 1명이 함께했다. 경남건축대전에서 수상한 학생들의 작품과 일본 학생들의 작품에 대한 발표를 진행한 이후 질의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교류회를 통해서 일본의 건축방식은 옛것과 그것에 남아있던 지역성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셋째 날에는 일본의 유명 건축사인 안도다다오의 구마모토 현립 장식 고분관을 견학했다. ‘구마모토 현립 장식 고분관은 지역에서 출토된 자료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안도다다오는 설계를 할 때 실제 고분이 출토된 장소의 형상을 따왔다고 한다. 고분들이 땅 속에서 발견된 점을 착안해 건물의 주요 전시공간은 지하로 배치하고, 지하에서 출발해 지상으로 이어지는 나선형 램프를 따라 자연스럽게 관람 동선이 이어지도록 했다. 또한 이러한 디자인은 전시 목적 이외에 고분박물관과 그 주변 환경을 고려하여 건축물과 환경이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한 형태임을 알 수 있었다.

이번 답사는 해외 건축물에 주안점을 두고 떠난 나의 첫 번째 답사였다. 내가 얼마나 건축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건축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건축물을 설계 했는지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시간이었다. 특히 일본이 가지고 있는 건축의 지역성과 세심함에 대해 직접 느껴볼 수 있었고, 앞으로 이러한 건축 답사가 나의 설계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2017-01-24 16:56:02 수정 주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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