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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0호 15면    2016-11-22 17:10:21 입력
[사설] 건축사의 업무를 넘보는 이들을 보며
논설위원( simism@hanmail.net)

건축사의 자리가 불안해지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시공사의 설계겸업허용을 법제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며 심지어 구조기술사의 건축설계업무 일부 참여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또한 실내건축사라는 터무니없는 공인자격증까지 거론되는 상황은 건축사의 사회적 위상을 우습게 만들고 있다.

건축사는 건축주로부터 건축물을 짓는 일에 관해 포괄적인 위임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게 되며, 업무의 진행에 있어 법으로 규정하는 공공성을 바탕으로 설계에서 시공, 준공 후의 관리까지 책임이 따르는 유일한 전문가이다. 그렇기에 건축사의 업무 범위는 건축사법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건축사 자격이 없는 자가 건축사의 업무를 수행할 시에는 법적인 처벌을 받도록 되어있다.

건축물을 짓는데 있어 법률적으로 규정하는 건축사의 역할은 그 책임과 의무에 있어 전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회적인 합의는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게다가 기획에서 설계, 준공까지 거의 모든 일을 진행해야 함에도 이에 대한 보수대가기준마저 없으며, 문제가 생길 경우 그 책임에 대한 처벌수위는 계속 강화되고 있다.

건축사의 업무는 건축물을 짓기 위한 토지의 취득을 위해 그 타당성을 검토하는 기획설계부터 시작된다. 소위 가설계라는 명목으로 법에 의해 규정된 규모 결정의 근거를 확인하여 토지의 가치를 판단하는 중요한 업무이다. 이후의 설계를 진행하면서는 관련 기술자의 역할을 조정·결정하여 공사비의 예산에 맞추어 공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도서를 작성한다. 이어 설계를 진행하면서 각종 심의를 받는 과정은 도시의 공공성 확보에 부응하면서 건축주가 건축물을 짓는 목적을 충족해야 하는 조율의 역할도 함께 맡아야 한다. 또한 건축물의 하드웨어만을 완성하는 것만 아니라 내부공간의 조화로움과 함께 도시를 구성하는 개별요소로서의 조형미까지 더해내어 건축적 아름다움을 이끌어내야 한다.

건축사에게 요구되는 법률적 규정이나 사회적 요구는 갈수록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건축사 자격 취득을 위한 교육과정도 4년제에서 5년제로 이수과목과 연한이 높아졌다. 이렇게 건축사가 져야할 대내외적인 짐이 무거워짐에도 그 위상이나 업무보수에 대한 보장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 도시의 미래를 누가 책임질 수 있겠는가? 정부가 건축의 미래 환경 개선을 위해 제정한 건축기본법의 취지로 밝힌 건축물은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종합적으로 융합발전한 생활공간인 동시에 공적공간으로 그 시대 문화·예술의 상징이며 미래세대에게 계승되어야 하는 문화유산이라는 제안이 무색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건축사협회는 건축사헌장에서 밝히고 있는 우리 건축사의 정체성을 정부와 사회에 인식하게 하는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시급하게 세워주길 바란다. 시공자와 구조기술사, 인테리어디자이너가 넘보는 건축사의 자리를 후진들에게 전할 수 없지 않은가?

논설위원( simis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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