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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9호 2면    2016-10-27 13:44:18 입력
[계륵] 건축의 미래, 우리 손에 달렸다
방주연 기자(evergreen86@nate.com)

지난 4일 부산 벡스코에서는 건축학교육 인증시행 10, 건축사취득 병목현상을 해부한다를 주제로 한 기획 토론회가 마련됐다. 한국건축학교육협의회(회장 이선영)가 주관한 이번 토론회는 건축학교육 인증제도 출범 10년을 맞이해 기획되었으며, 국내의 건축학교육(인증)현황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건축사자격제도의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다.

 

이번 논의의 출발은 이러하다. 인증제도 시행 10년이 경과된 올해, 여전히 인증제도가 정착되지 못 하였을 뿐 아니라 미 인증 상태인 건축학 프로그램(전국 715년제 건축학 프로그램 중 21개 미 인증)이 혼재되어 혼선을 빚고 있다는 것. 게다가 인증여부를 막론하고 관련 졸업자가 건축사사무소로 진출하는 비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며(인증대학 졸업자 기준 30-40%만이 건축사사무소 및 건설회사로 진출), 사무소에 진출을 한다 하더라도 건축사자격시험에 응시해 합격에 이르는 과정 또한 결코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지난 2007, 국내 최초의 5년제 졸업자가 배출된 가운데 2012년 최초로 건축사자격시험 응시가 이루어졌으며, 이후 2015년까지 총 4회의 응시기회 동안 졸업자의 증가와 함께 응시자 또한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응시자 대비 합격률은 2015년 기준 12.8%(응시 811, 합격 104)에 그쳤고, 건축사자격 취득까지는 평균 5.7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건축학 교육과정의 근본적인 목표는 건축사 배출. 이에 5년제 학제운영의 어려움에도 불구 이를 유지하며 학생들을 양성하고 있는 학계는 현 상황을 병목현상이라고 일컬으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KAAB)에 따르면 건축학교육 인증제도의 목적은 건축설계의 전문지식과 건축 산업구조의 이해를 바탕으로 국제수준의 건축전문가를 양성하는데 있다. 이에 국내의 5년제 건축학 프로그램은 철저한 교육지침과 커리큘럼에 따라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전문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아울러, 해당 졸업자가 자격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3년간의 실무수련 또한 체계적인 수련제도를 통해 건축실무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고, 엄격한 기록 관리와 검증을 통해 건축사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함으로써 자질 있는 건축사를 배출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그러나 문제는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비롯된다. 건축사사무소로의 진출이 낮다는 상황은 여기서 배제키로 하고, 우리는 여전히 5년제 졸업자가 전문교육을 이수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한 듯 보인다. 이는 실무수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바로 실무수련 규정 시행의 불성실 이행이다. 실무수련 또한 향후 건축사를 배출하기 위한 전문교육의 연속선상에 있으므로 과목과 항목, 수련일수 등 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루어져야 마땅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8년에 이르는 적지 않은 시간은 제대로 된 예비건축사를 배출하는 과정이기 보다는 건축사에 대한 꿈을 좌절케 하는 요인이 되기 일쑤다. 게다가 여전히 기존의 출제형식을 고수하고 있는 건축사자격시험제도는, 예비건축사들로 하여금 학원 등에서 오로지 시험을 위한 재교육을 받아야하는 이중고()를 겪게 한다.

물론 능력치에 대해 개인차가 있긴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5년제 교육을 이수한 학생들이 건축사가 되기 위한 기본교육을 수행했다고 본다면, 제대로 된 실무수련이 더해질 경우 건축사가 될 기본 소양(자격)이 갖추어지는 셈이다. 그리고 이렇게 자격을 갖춘 예비건축사들은 5년의 교육과정과 3년의 실무경력을 바탕으로 시험에 응시해 그 능력을 검증받고 건축사로서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어야 한다. 현행 의사국가고시 등이 그러하듯 말이다. 그러나 여전히 정착되지 못한 교육제도와 조율되지 못한 건축사자격시험제도, 그리고 예비건축사들을 제대로 육성하기에는 너무나도 각박한 우리의 현실 속에서 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벌써 10년의 세월이 흘렀고,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힘든 여건이지만 모두가 힘을 모아 여전히 건축사를 꿈꾸는 우리 후배들에게만큼은 더 이상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하지 않을까. 더 많은 이들이 꿈을 꺾기 전에, 학계와 업계는 물론 관련 제도를 담당하고 있는 정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우리 건축의 미래를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할 때다.

방주연 기자(evergreen86@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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