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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7호 15면    2016-08-25 15:21:34 입력
[사설] 건축사, 건축행정서비스 전문가 아닌 좋은 건축물을 창작하는 전문가
논설위원(simism@hanmail.net)


건축사의 업무 역량은 얼마나 좋은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좋은 건축물은 건축사의 창작의지가 얼마나 들어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축사는 정해진 설계 기간 내에 착공에 필요한 양질의 내용이 담긴 설계 도서를 완료하여야 하며 시공 시 도서의 내용대로 공사가 진행되도록 관리한다. 설계 기간은 건축사사무소의 경영 원가와도 관련되지만 건축주의 사업원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은 항상 부족하기 마련이다.
건축사는 대지의 주변여건을 파악하여 분석하고 주어진 용도의 목적에 맞는 최적의 프로그램을 법적 테두리 안에서 구성하여야 한다. 문제는 그 법적인 테두리가 누구나 지켜야 할 법령 안에서 정해져야 함에도 현실은 각종 심의나 관련부서 협의 등에서 심의위원 개인의 지적이나 업무 담당자의 법령에 대한 임의 해석으로 설계의 기본 틀이 흔들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행정절차 간소화를 통해 어려운 국가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규제개혁을 정책과제로 내세웠다. 하지만 건축행정은 이중삼중 심의를 받아야 하는 실정으로 규제개혁을 역행하고 있다. 업무에 따라서는 건축심의, 경관심의, 구조안전심의 등 건축허가 이후 착공 전까지 세 번에 걸친 심의를 받아야 한다. 관련부서 협의에서도 부서에 따라 심의를 거쳐 결정이 되기도 하니, 행정 처리에 소요되는 기간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유능한 건축사의 기준이 얼마나 좋은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느냐가 아닌 행정 처리를 얼마나 빨리 할 수 있느냐에 있다고들 말한다. 건축주의 입장에서는 사업기간이 곧 경제성과 직결되기에 그럴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물론 행정절차 상 각종 심의나 업무에 관련된 부서와의 협의를 거치지 않을 수는 없다 하더라도, 가이드라인에 따른 심의나 명확한 업무지침에 의한 협의가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만일 설계자가 심의위원 개인의 판단에 의한 지적이나 협의부서 담당자의 해석 여부에 눈치를 보며 설계업무를 할 수밖에 없다면 이는 단지 행정처리 기간을 단축을 위한 악전고투에 지나지 않는다.
건축사가 정해진 설계기간동안 행정처리에 매달리기보다 설계본연의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때 비로소 도시를 빛낼 수 있는 좋은 건축물을 설계할 수 있다. 규제가 아닌, 더 쾌적하고, 더 아름다우며, 더 안전한 건축물을 위한 행정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에 의한 심의와 명확하고 신속한 협의부서 업무처리를 통할 때 가능해질 것이다. 건축사가 건축행정서비스 전문가가 아닌 좋은 건축물을 설계하는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행정의 간소화, 효율화가 이루어지기를 간곡하게 바란다.         


논설위원(simis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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