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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6호 2면    2016-07-22 12:37:54 입력
[시론] 허가면적으로 산정되는 설계대가 정당한가?
ab윤인준 건축사 | (주)이레 건축사사무소, 부산광역시건축사회 현안대책이사
윤인준 건축사(yij331@hanmail.net)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다.
올해는 더위가 빨리 찾아와 오랫동안 기승을 부릴 태세다. 예외 없이 건축쟁이들도 피서라는 명목으로 여름휴가계획을 짜느라 여념이 없다. 처지와 형편은 휴가를 허락하지 않지만 집안의 그분(?)에게서 노여움을 사기는 싫다. 언제부턴가 명절이 싫고, 연휴가 싫고, 휴가철이 두렵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금수저‧흙수저를 막론하고 똑같이 겪는 처지와 형편이 피할 수 없는 삶의 길이 되어버린 것이다. 우리 건축사들에게도 이는 과연 피할 수 없는 길일까?
답은 간단하다. 성경에 의하면 인간이 타락하므로 말미암아 창조주 하나님께서 내린 형벌이 여자에게는 출산의 고통을 남자에게는 평생 수고하고 땀을 흘려야 편히 살아갈 수 있다고 말씀한다. 공자도 부처도 착하게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신다. 이 가르침의 결론은 땀을 흘려 일하고 수고로움을 더하면 잘 산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노력과 땀에 대한 대가가 있고 그 대가는 당연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노력과 땀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간과한 채 “경기가 어렵다”, “경쟁이 심하다” 등 겉으로 보이는 현상만을 탓하며, 이를 당연시 여기고 무감각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에게 이러한 현실을 돌파할 힘과 능력은 없을까? 물론 일감이 많거나 땀과 노력에 대한 대가를 정당하게 받는다면 이 같은 상황은 호전될 것이다. 비록 많은 일감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영역을 벗어나지만,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는 우리 스스로 요구할 수 있는 일이다. 이를 위한 환경을 만들고 실천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행위는 도덕적, 윤리적으로 잘못된 것이 아닌 당연한 이치인 셈이다. 오히려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안전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고 이것이 곧 선진건축문화를 열어가는 디딤돌 역할을 하게 된다고 본다. 그렇다면 노력과 땀에 대한 대가를 정당하게 받지 못하는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외부환경적인 요인이 있다. 이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도 모두가 공감할 테지만 우리만의 노력과 땀으로는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이에 결론은 내부적 요인을 스스로 풀어가는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설계비 저가수주, 설계단가 저평가, 기획‧계획설계 무료, 업무의 비효율성 등등 많은 요인이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이미 공론화 되어있지만 공허한 메아리만 돌아오고 있기에 이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 공유하고 싶다.
우선 우리가 건축 설계비를 어떻게 산정하는지 생각해보자. 통상적으로 공공건축물의 설계비는 여러 가지 발주제도에 따라 건축설계 대가요율에 의하여 산정된다. 하지만 공공건축물 이외의 민간 건축설계는 면적당 설계비를 산정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법이다. 여기서 면적은 건축허가 면적을 말하는데, 과연 법적인 허가면적이 실제로 우리가 설계하는 면적과 동일할까?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일례로 필로티, 발코니, 장애인용 승강기 및 에스컬레이터, 다락, 정화조, 계단탑(물탱크, EV기계실), 특수구조(층고가 높은 공장, 중층이 있는 공연장, 교회)등은 건축법 시행령 제119조에 의하면 바닥면적에서 제외되는 부분이다. 이를 근거로 계약서상 설계면적은 당연히 허가면적을 기재하고 설계비를 산정한다. 그렇다고 하여 설계를 간단히 대충할 수 있는 부분들인가? 또 시공사들은 면적에 제외되었다고 하여 대가없이 시공을 해주고 있는 것일까? 생각해 볼 문제다.


모든 산업 활동은 이윤을 추구하고 그 이윤의 근간은 원가산출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윤은 고사하고 원가를 누락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다. 그리고 다행히도 부‧울‧경 건축사회는 최근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TF팀을 구성하여 여러 가지 합리적인 방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논의에 따르면, 허가면적이 아닌 설계면적이 적용될 경우 약 20% 정도의 설계시장이 확대되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하니 감사할 따름이다. 물론 20%라는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단 0.1%라도 그것이 부당하다면 반발과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정당한 땀과 수고에 대한 대가는 아름다운 것. 그 아름다운 결과는 건축문화 발전이라는 선순환의 물결에 작은 마중물이 될 것이며, 마중물의 주체인 우리 건축사는 서로 협력하고 살기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필자가 좋아하는 노랫말이 있다.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의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를” “그 언제부터인가 걸어 걸어 걸어오는 이 길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이 가야만 하는지” “여러 갈레길 중 만약에 이 길이 내가 걸어가고 있는 돌아서 갈 수밖에 없는 꼬부라진 길일지라도 딱딱해지는 발바닥 걸어 걸어 걸어 가다보면 저 넓은 꽃밭에 누워서 난 쉴 수 있겠지”
그렇다. 우리에게 꼭 가야할 길이 있다면, 그 길이 우리의 생존과 연관된다면 힘들어도 우리 스스로 가야하는 것이다. 연어들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신비한 이유가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이유인 것처럼 우리의 소망과 열망을 담아서 내년 여름휴가를 기대해 본다. 집안의 그분(?)께 귀여움을 받고, 명절이 기다려지고, 연휴가 좋고, 휴가가 즐거운 그날을 위해 힘차게 GO! GO!



 윤2p1 윤인준.jpg인준 건축사는 경상대학교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를 수료했다. 1993년 건축 사사무소 해인그룹을 개소한 이래 꾸준히 활동해 오고 있으며, 현재는 이레 건축사사무소 대표직과 부산건축사회 디자인자문위원, 부산시 서구건축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주요작품으로는 덕계성심병원, ()자매정신병원, 부산대병원연수원, 안민초등학교, 망미초등학교, 경일아파트, 삼정아파트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교회건축 전문가로 포도원교회, 확신교회, 세광교회, 진목교회, 미음교회 등 교회건축 설계공모에 참여당선되어 실시설계를 수행했다.

 

2016-07-22 12:37:54 수정 윤인준 건축사(yij3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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