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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5호 15면    2016-06-22 16:45:12 입력
[타박타박] ㉙ 대둔산에 오르니
ab전국건축사등산동호회 산행기
김석환 건축사(terwooll@hanmail.net )

 

일행을 태운 버스가 교대역을 출발해 행사 집결지로 가기 위해 경부고속도로를 지났다. 대둔산에서 전국건축사등산동호회 단체산행을 하는 날이다. 935, 대둔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너른 주차장 앞쪽에 다른 지역에서 온 차량도 몇 대 서 있었다. 주차장은 1층 위로 햇살이 송송 들어오도록 2층 데크 강판이 덮여 있었고, 하늘엔 옅은 구름이 끼어 뙤약볕을 막아주었다.

아직 이른 아침, 공기내음을 맡으며 등산로 입구로 올라가는 길가엔 할머니 한 분이 산나물과 감자 등을 팔고 계셨다. 등산로 입구로 올라서니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보였다. 충북, 경남, 전북 등지에서 먼저 온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찍은 후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로 입구 길 양 옆으로 식당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모습에 방문객이 많은 산임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 가다보니 왼편에 케이블카 승차장이 보였다. 옆으로 가던 일행 한분이 케이블카를 타고 가자며 엄살을 부렸다.

 

 

성큼 다가온 여름, 올해 이른 더위가 찾아와서인지 짙푸르러진 녹음이 숲 내음을 더 깊게 했다. 포장길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었다. 너덜바위가 깔린 길이라 걷기 어려웠다. 점차 가팔라지는 길을 오르는 동안 여러 지역에서 온 회원들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지났다.

위를 바라보니 높다란 축대 사이로 난 길 위에 대둔산 원효사라는 플랜카드가 걸려 있었다. 축대를 넘어서니 앞쪽 외부마당, 경량철골에 비닐을 씌운 시설 안에 불상이 존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왼편에는 적벽돌과 붉은 색칠을 한 기와로 덮인 육각형 암자가 놓여 있었다. 다시 길을 올라서니 원효대사가 지나다 바라보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3일을 보냈다는 동심바위가 보였다.

더 가팔라진 길을 조금 더 오르니 금강문이 나타났다. 옆에 세워 놓은 표지판에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금산을 점령하였을 때 영규 대사가 의병과 함께 싸우기 위해 연곤평으로 진군하며 이곳을 지났고 권율 장군이 이곳에서 전승을 거두기도 한 곳이라고 쓰여 있었다.

 

금강문을 지나 출렁다리로 접어드니 그 위로 정상부 풍경이 펼쳐보였다. 이 산이 소금강, 작은 설악산으로 불리듯 황홀한 경치를 자아냈다. 출렁다리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념촬영을 하려고 줄을 섰다. 뒤에 온 우리 회원들도 여기저기서 포즈를 잡고 즐거운 표정으로 사진을 찍었다. 사람들이 사진 찍는 것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출렁다리 아래쪽 절벽에 걸터앉아 스케치를 했다. 정상부의 기암괴석과 중간에 솟은 바위사이에 걸쳐진 출렁다리 그리고 그 아래로 깊게 패인 절벽을 한 화면에 포착해 그리는 동안 출렁다리를 건너던 회원들이 뒤돌아서서 기념사진을 찍다 손을 흔들어주었다.

 

 

스케치를 마치고 다리 위를 지나며 앞을 보니 정상부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 풍광이 대둔산의 가장 빼어난 장면처럼 느껴져 다리 위에 멈춰 서서 다시 스케치를 했다.

스케치를 마치고 다시 정상을 향했다. 경사가 심한 오름길이 정상부까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하늘엔 먹장구름이 많아지며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고 있었다. 정상부 바로 아래에 이르니 함께 온 서울 일행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올라오면서 남겨둔 김밥을 먹은 터라 바로 정상으로 발길을 옮겼다. 막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1219, 정상인 마천대(878m)에 올랐다.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과 충청남도 논산시 벌곡면 및 금산군 진산면에 걸쳐 있는 대둔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며 천여 개의 암봉이 6에 걸쳐 이어져 수려한 산세를 자랑한다. 대둔산은 주화산에서 시작되어 부소산에 이르는 금남정맥 줄기의 중간지점에 해당하는데, 대둔(大芚)이라는 명칭은 인적이 드문 벽산 두메산골의 험준하고 큰 산봉우리를 의미한다. 마왕문·신선바위·넓적바위·장군봉·남근바위 등의 기암과 칠성봉·금강봉 등의 첨봉(尖峰)이 경승지를 이루는 가운데 금강구름다리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리고 주요 사찰로는 안심사(安心寺), 태고사, 신고문사 등이 있었으나 모두 6·25때 소실되고 말았는데, 특히 태고사는 신라 신문왕 때 원효(元曉)가 이 절터를 발견한 뒤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는 12승지(勝地) 중 하나이다. 한용운(韓龍雲)태고사를 보지 않고는 천하의 승지를 논하지 말라라고 하였다 한다.

 

정상부에는 다른 정상석들과 달리 스테인레스 조형물로 된 개척탑이 세워져 있었다. 하지만 자연석에 글씨만 새긴 것들에 비해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다.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펼쳐진 산세가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산수화처럼 더욱더 그윽해 보였다. 앞쪽 가까이에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들이 장엄한 기운을 내뿜고 그 뒤로 겹겹이 지나는 산세가 점차 희미해지며 원근의 깊이감을 자아냈다. 그 쪽을 보며 스케치를 하는 사이 제주와 경북, 부산 회원들이 올라와 인사를 나누고 내려섰다.

 

14분 삼선바위 앞에 도착했다. 고려 말, 한 재상이 나라가 망한 것을 한탄하여 세 딸을 데리고 이곳으로 내려왔는데 재상의 딸들이 선인으로 변하여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서려 있었다. 위아래로 솟아있는 그 봉우리들 사이에 경사가 급한 긴 철사다리가 놓여 있었다. 그 조금 아래쪽에 있는 구름다리보다 더 위험스러워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구름다리로 오른 후 오른쪽 산행길로 돌아내려가는 곳에 높다란 바위들이 마치 석실처럼 둘러쳐진 모서리를 지났다.

 

 

 

129, 오르는 길에 지났던 원효암에 도착했다. 그 아래로 내려오다 보니 서울 일행 몇이 여기 저기 바위 턱에 앉아 한가히 쉬고 있었다. 사진을 찍어주고 시장기가 느껴져 앞서 식당으로 향했다. 행사 장소인 한밭식당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서니 너른 식당 안에 회원들이 빼곡히 앉아 있었다.

 

215분 행사가 시작됐다. 안치규 사무총장이 행사의 시작을 알리고 이종호 회장의 인사말을 들은 후 신종복 부회장이 전국건축사등산동호회 임원소개 및 본회 회장의 축사를 대독했다. 이어 선물추첨에 당첨된 회원들을 호명했고, 소속 회 회원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그렇게 각 테이블마다 모여 앉은 회원들은 막걸리 잔을 주고받으며 즐겁게 식사를 했다. 산행의 순간만큼은 자연의 기운을 쏘이며 세상 시름을 다 잊은 듯 모두가 다 밝고 즐거운 표정이었다.

운영진이 행사를 마친다며 나가면서 회원 모두에게 준비한 기념품을 받아가라고 했다. 식당을 나서자 비닐봉지에 담은 검정콩과 수건을 한 장씩 나눠 주었다. 다함께 단체사진을 찍고 각 지역 회원들은 각자 타고 온 버스에 탑승해 귀갓길에 올랐다.

 

요사이 산행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대자연의 품에서 맑은 정기를 쏘이며 심신을 단련할 수 있는 산행은 가장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가장 건강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전국 각지에서 건축사 회원들이 모여 세상 시름 다 잊고 수려한 산에 올라 즐거운 시간을 함께 갖는 이런 행사가 순수하게 느껴진다.

 


김석환 건축사는 서울 시립대 건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도시건축, 광장건축 등에서 실무를 쌓은 후 1994년 터울건축을 개설해 현재에 이른다. 서울산업대 건축설계학과 강사, 삼육의명대, 광주대 건축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하며 후진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1999년 건축문화의 해 초대작가 및 대한민국건축대전, 대한민국건축제 초대작가, 일산구 건축 및 조경 자문위원, 서울시 종로 리모델링 전문위원 및 서울시 MP 등을 역임하였다. 주요작품으로는 일산신도시 K씨 주택, 곤지암주택. 청풍헌, 목마도서관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김석환 건축작품집 본연성, 덤덤함,김석환 회화집, 한국전통 건축의 좋은 느낌등이 있다.

 

 

2016-06-22 16:45:12 수정 김석환 건축사(terwooll@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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