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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04호 7면    2016-05-23 14:30:02 입력
[세계는 넓고 지을 집은 많다] ③ 프랑스의 집짓기 : 국민 삶의 질 향상 위해 건축의 역할에 주목하다
ab임유경 부연구위원 |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임유경 부연구위원(yklim@auri.re.kr)

 

프랑스의 집짓기 :
국민 삶의 질 향상 위해 건축의 역할에 주목하다

 

임유경 부연구위원 |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경제 불황 장기화로 건축시장 위축
국가가 앞장서서 건축문화와 산업 진흥에 박차
도시개발, 소규모 건축에 건축사 개입 확대


들어가며

파리벨빌국립고등건축대학(ENSAPB)에 유학 중이던 2002, 파리시도시설계원(Atelier Parisien d’Urbanisme)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파리시 토지이용계획 수립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공공시설 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파리시 전역을 대상으로 비어 있거나, 저이용 되거나, 향후 변화가 예상되는건물과 필지를 조사하는 일이었다. 건축물과 소유자의 기초정보가 적힌 조사지를 들고 파리시의 모든 골목을 돌아다녔다.

이후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일하면서 파리로 출장을 갈 때마다 나는 파리시 곳곳에서 2002년 당시 조사했던 필지와 건물들이 문화시설, 보육시설, 공동주택 또는 공원으로 변화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늘 같은 모습을 지키고 있는 듯 보이는 파리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조용한 변화들, 새로운 건축물, 창의적인 시도들을 바라보는 것은 정말 즐거운 경험이었다.

최근에는 파리 중심부 레알(Les Halles)이 오랜 공사를 마치고 파트릭 베르제(Patrick Berger)와 자크 안쥐티(Jacque Anziutti)의 설계로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나에게 파리는, 그리고 프랑스는 늘 크고 작은 건축 실험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무대이다.

 

프랑스 건축계 현황

[그림1] 
2014년 건축사 업무실태조사 보고서 

프랑스 도시들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더디고 변화 범위도 크지 않다. 또한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건축계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프랑스 건축시장은 20101,302백만 유로에서 2014년에는 908백만 유로로 30% 정도 축소되었다 

2014년 건축사등록원이 실시한 건축사 업무 실태조사1) 결과[그림1]에 따르면 연매출이 50,000유로(6,600만원) 미만인 건축사사무소가 30%에 이르는데, 이러한 영세 사무소 비율은 2008(18%), 2010(20%)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그림2]. 조사 대상 건축사사무소의 절반 이상(53%)은 직원이 없는 1인 사무소였다[그림3]. 2014년 기준으로 건축사사무소 직원의 평균 연봉은 33,234유로(4,400만원), 조사 대상자의 23%는 연봉이 10,000유로 미만으로 나타났는데, 평균 연봉은 2008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그림4]. 향후 건축사의 직업 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4%에 이르고, 향후 1년간 신규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8%에 머무는 등 건축계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어둡다[그림5].

 

[그림2] 건축사사무소 연매출

 

[그림3] 2013년 건축사 연간 총 수입 현황

 

[그림4] 건축사사무소 직원 수 현황

 [그림5] 향후 2년 프랑스 건축계 전망

 

 

국가가 건축의 중요성에 주목하다

건축 분야를 다시 살리기 위해 프랑스 정부가 발 벗고 나섰다. 어려움에 처한 산업을 살리자는 단순한 이유가 아니다. 건축이 국민 일상생활의 질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건축이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별 건축물은 건축주의 특정 수요에 따라 만들어지지만 이들 건축물이 모여서 도시를 이루고, 우리는 그 도시에서 살아간다. 사람들이 일하고, 쉬고, 문화를 즐기고, 무언가를 배우고, 아이를 맡기는 모든 일상생활은 건축물 안에서 이루어진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2014년부터 법률(loi relatif à la liberté de création, architecture et patrimoine, 예술 창작의 자유, 건축과 문화유산법, 이하 LCAP) 제정을 추진하고, 2015년에는 국가건축전략(Stratégie Nationale pour l’Architecture)’을 발표하는 등 건축을 진흥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LCAP법에서는 건축사가 반드시 개입해야 하는 면적기준을 기존 170에서 150로 낮추어 일상 건축에 건축사가 참여하는 범위를 확대하였으며, 택지개발 시 건축사의 참여를 의무화하여 3차원 환경을 미리 예측하고 양질의 도시환경을 조성하고자 하였다. 또한 일부 프로젝트에 한하여 실험적 건축이 가능하도록 도시·건축 규제를 완화하였다. 이와 더불어 건물에 건축사의 이름을 의무적으로 명기하도록 함으로써 사람들이 건축사의 훌륭한 성과를 알 수 있게 하고 건축사는 책임감을 갖고 설계에 임하도록 하였다.

 

국가건축전략(Stratégie Nationale pour l’Architecture)

문화부는 법안 제정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건축전략을 발표하였다. 20151020, 플뢰르 펠르랭 당시 문화부장관이 필자의 모교인 파리벨빌국립고등건축대학(ENSAPB)베르나르위에 강당에서 국가건축전략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그림6][그림7].

 

[그림6] 팰르랭 장관의 국가건축전략 발표 장면, 2015.10.20, 파리벨빌국립고등건축대학 (출처 프랑스 문화통신부 www.culturecommunication.gouv.fr)

 

 

[그림7] 국가건축전략(Stratégie Nationale pour l'Architecture) 보고서
(출처 프랑스 문화통신부 홈페이지 www.culturecommunication.gouv.fr)

국가건축전략의 여섯 가지 방향은 첫째, 건축에 대한 인식을 높이자는 것이다. 일반 대중뿐 아니라 건축과 관련된 모든 주체가 건축을 보다 잘 이해하고 중요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연중행사를 마련하고 시상 제도를 확대하며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두 번째 방향은 현대 건축자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역의 가치를 높이는 건축 행위를 장려하자는 것이다. 기존 건조 환경을 무조건 보존할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면서 새로운 건축 행위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완화하고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도록 하였다.

세 번째 방향은 건축 교육과 실무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연계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건축 연구 및 교육자의 위상을 정립하고 건축대학 협력 체계를 만드는 한편, 실무자 양성 기능을 강화하도록 하였다.

네 번째는 건축의 경쟁력을 높이고 역할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새로운 구역을 만드는 도시개발 사업에 건축사를 필수적으로 참여시키고 LCAP법안에서 제안한 바와 같이 건축사 필수 개입 기준을 낮추고자 하였으며, 한도 이하의 소규모 사업에도 건축사가 참여할 경우 허가 절차를 완화하여 건축사의 개입을 유도하였다.

다섯 번째 방향은 건축의 경제적 가치를 인식하고 건축 분야의 변화를 꾀하자는 것이다. 설계 공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일정 기준 이상의 공공공사에서 설계공모를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하였으며, 신생 사무소가 보다 용이하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여섯 번째 방향은 보다 실험적인 건축이 가능하도록 하고 건축의 문화적 가치에 주목하자는 것이다. LCAP법안에서 제시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실험 건축을 위한 규제 완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으로의 기대

건축은 문화의 표현이다로 시작하는 프랑스 건축법(loi sur l’architecture). 건축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건축사의 책임과 역할을 규정한 이 법이 공포(1977)되고 약 40년이 흐른 지금, 프랑스 정부는 다시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핵심 분야로 건축에 주목하고 새로운 건축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의회와 상원에서 심사 중인 LCAP법안이 제정되고 국가건축전략에 따라 관련 계획이 실행되면 건축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규모 건축 행위와 도시개발 과정에 건축사 개입을 의무화하여 건축사의 업무 범위는 보다 확대될 것이다. 기존 도시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기보다는 변화를 유도하여 건축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도시경관을 유지하기 위한 엄격한 규제를 완화하여 보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건축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도시재생, 지속가능한 개발, BIM 등 새로운 수요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건축사들은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것이다. ‘국가건축전략을 발표하면서 문화부가 제시한 이러한 청사진들이 프랑스 건축시장에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1) 프랑스의 건축사등록원(Ordre des architectes)2008년부터 3년 주기로 건축사사무소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14년 보고서는 건축사등록원에 등록한 건축사 중 성별, 사무소 운영 형태, 지역을 고려하여 추출한 814명의 건축사를 표본으로 한 통계조사와 인터뷰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임유경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벨빌국립고등건축대학(ENSAPB)에서 수학, 프랑스국가공인건축사(DPLG) 자격을 취득하였다. 파리시도시설계원(APUR)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파리시 지역도시계획(PLU) 수립, 파리북동부 도시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하였으며, 귀국 후 2008년부터 건축도시공간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6-05-23 14:30:02 수정 임유경 부연구위원(yklim@au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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