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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8호 8면    2015-11-27 15:50:30 입력
[쉽게 찍는 건축사진] ③ 누구나 좋은 건축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연재순서]
1. 카메라와 친해지기 :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 (9월)
2. 카메라 기능에 의존하자 & 빛을 내 마음대로 (10월)
3. 건축사진을 찍는 원칙은 무엇인가? (11월)


 

누구나 좋은 건축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인미 사진가 | www.beonwho.com

건축사진, 3차원 건축을 2차원 평면으로 보여주는 것

최적의 태양광·노출 등으로 조형성과 입체감 살려내야


건축사진에 필요한 장비

전통 건축물이든 현대 건축물이든 건축물 사진을 찍을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이번 연재에서는 전문적인(professional) 건축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요즘은 대부분 디지털카메라를 사용한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서 디지털카메라의 기능도 끝없이 발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카메라에는 사진을 찍는 용도 외에도 많은 부가기능들이 들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건축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기능만 사용해도 충분하다. 장비는 디지털카메라, 렌즈(광각렌즈, PC렌즈 등), 삼각대를 갖추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모든 사진이 그러하겠지만, 건축사진은 찍을 때 어떤 렌즈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시각적인 효과가 달라진다. 광각렌즈를 사용하면 같은 거리에서 더 넓게 보이고, 망원렌즈를 사용하면 가까이 가지 않고도 멀리 있는 것을 가까이 찍을 수 있다. 건축사진을 찍을 때는 한정된 공간에서 넓게 찍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망원렌즈보다 광각렌즈가 더 많이 사용된다. 그런데 광각렌즈는 가까이 있는 것은 더 크게, 멀리 있는 것은 더 작아 보이는 원근 왜곡 현상이 생긴다.

가령, 건축물의 원형 기둥이 프레임의 중앙을 벗어나면 타원형으로 왜곡되어 보인다. 광각렌즈의 초점 거리가 짧을수록 과장된 왜곡이 생기지만, 사람의 시각과 가장 비슷한 표준렌즈로는 방 전체나 높은 건물을 한 프레임에 다 담을 수 없으므로 결국 광각렌즈를 사용하게 된다. 광각렌즈의 왜곡은 실내일 경우 움직일 수 있는 가구들을 옮겨 원근 왜곡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외관의 경우도 위치를 바꾸어가며 원근과 비율의 변화가 가장 자연스러운 장면을 찾아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PC(perspective-control lenses)렌즈는 건축사진을 찍는데 아주 유용한 렌즈이다. PC렌즈에는 광축이 움직일 수 있는 장치가 있다. 이것은 대형카메라의 무브먼트 기능과 같은 것으로 렌즈가 맺는 이미지 서클을 최대로 활용하여 건축물의 수직과 수평이 맞추어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준다.

▲ pc(perspective-control lenses)렌즈는 일반 렌즈로 수직 수평이 정확한 구도를 잡으면 지평선을 기준으로 아래 위가 균등하게 나누어져 땅이 너무 많이 나온다. pc렌즈는 초점면을 움직여 위쪽의 하늘이 더 나오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건축사진을 잘 찍기 위한 조건

카메라가 준비되었다면 좋은 건축사진을 찍는 방법을 이야기해보자. 건축사진은 3차원의 건축을 2차원의 평면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2차원의 평면에서 조형성과 원근감, 피사체 간의 거리 등을 잘 보여줄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한다.

 

건축물에 비치는 가장 중요한 빛은 태양광이다. 그런데 태양광이라고 하는 것이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좋은 날씨를 고르는 일일 것이다. 일기예보를 보면서 좋은 날씨를 기다릴 수 있다면 좋겠지만, 기간이 정해져 있는 여행 중이라면 좋은 날씨를 기다린다는 것이 어렵다. 게다가 건축물의 방향을 바꿀 수도 없고, 태양이 지나가는 시간을 멈출 수도 없다. 그저 그 방향과 움직임을 잘 관찰하고, 최적의 시간을 선택해야한다.

 

건축사진에서 그림자가 지는 곳과 밝은 빛이 비치는 부분을 잘 활용하면 재료의 질감, , 원근감, 입체적인 조형성 등을 강조할 수 있다. 태양을 이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건축물에서 각이 꺾이는 두면 중 한쪽은 밝은 면으로, 나머지 면은 그림자가 있는 장면을 찾고 그 지점을 기준으로 태양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하는 것이다. 태양은 항상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므로 촬영하기 전에 건축물이 놓인 배치를 확인하면 정면을 촬영하기 좋은 시간을 미리 예상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건축물의 정면과 태양의 각도가 45도 정도일 때 건축물의 입체감과 질감이 가장 잘 표현된다고 본다. 물론 도심에서는 주변 건물의 그림자나 좁은 도로 등으로 인한 제한이 있을 수 있다.

 

▲ 건축사진에서 태양의 움직임을 읽는 것은 중요하다. 시간과 계절에 따라 일출과 일몰 시간이 다르고, 태양의 고도와 위치가 달라 그림자의 형태가 달라진다.

 

다음은 노출이다.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에는 내장 노출계가 있다. 자동으로 놓고 찍을 때는 카메라가 알아서 작동하고, 수동으로 찍을 때는 노출계를 확인하면서 노출을 조절할 수 있다. 그런데 카메라의 노출계가 지시하는 값은 절대 노출치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노출계가 가리키는 것은 피사체의 밝기에 대한 수치인 것이고, 실제 디지털 카메라가 기록할 수 있는 밝기의 계조(검은 색에서부터 흰색까지를 나누는 단계)는 그리 크지 않다.

 

현대 건축은 노출콘크리트, 흰색으로 마감된 외벽, 목재, 벽돌, 유리, 철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한다. 문제는 카메라의 노출계가 모든 색을 회색으로 보기 때문에 완벽한 노출을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외부마감이 다르면 빛을 받는 것도 다르다. 그래서 흰색 페인트와 짙은 색의 전벽돌이 같이 있는 건축물의 노출을 정하는 것은 어렵다. 사진을 찍기 전에 이 두 가지 중 한 가지 톤을 선택하고 나머지는 포기하여야 한다.

어느 사진이 더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단지 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디지털 카메라가 없다면 스마트폰으로

카메라가 없더라도 누구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 사진을 성능이 좋은 카메라와 렌즈로 찍은 사진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는 단순해서 좋다. 그리고 요즘은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져 나름 쓸 만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있는 카메라 기능 이외에도 다양한 카메라 앱도 있고, 보정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간편하게 보정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작업들도 한 두 번이지 매번 번거롭게 앱을 켜고, 사진을 찍고, 보정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그래도 막 찍는 사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세 가지 정도는 알아두자.

 

첫 번째는 화면에 격자(안내선)를 켜는 일이다. 사진의 구도를 잡는 데 있어서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3분법이다. 3분법은 프레임을 가로세로 3등분을 해서 그 선을 기준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것이다. 건축사진은 건물과 도시가 수직, 수평선을 가로 지르는 경우가 많다. 이 선들이 찍을 때는 분명히 바로 서있었는데 막상 찍은 사진을 다시 보면 기울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스마트폰의 가로세로 그리드를 켜고 그 선을 기준으로 건축물을 맞추면 쉽게 수직과 수평을 쉽게 맞출 수 있다. 건물의 전경 사진을 찍을 때도 정면과 측면이 만나는 모서리를 격자 선의 1/3이나 3/2 선에 맞추면 입체적인 건축물 전경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때 정면에 빛이 비치고 측면에 그림자가 진다면 입체적으로 보인다.

 

▲ 아이폰 카메라는 초점과 노출을 맞추고 싶은 부분을 터치하면 그 부분의 기준으로 노출을 결정할 수 있다. 그래서 밝기의 대비가 큰 경우 포기해야할 곳과 선택해야 할 곳을 지정해서 촬영할 수 있다. 그리고 터치 후 보이는 노란색 사각형을 길게 누르면 카메라를 움직이더라도 처음 설정한 노출과 초점은 고정된다. 마지막으로 노란 상자 옆의 태양모양을 아래나 위로 움직이면 사진을 더 어둡게 혹은 더 밝게 찍을 수 있다. 건축 사진에서 이 기능만 잘 사용하여도 조형성을 더 강조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폰에도 노출 설정을 조절해주는 기능이 있다.

 

두 번째는 노출이다. 스마트폰이 이른 바 똑딱이 카메라처럼 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찍어주는 것 같지만, 스마트폰에도 노출을 보정해주는 기능이 있다.

세 번째는 기울어진 건물의 수직을 맞추어주는 앱을 활용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이야 pc렌즈나 대형 카메라의 무브먼트를 이용해서 반듯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경우 건축물 전체를 찍으려다 보면 건물이 기울어지기 마련이다. 컴퓨터에서 수정할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아무것도 없이 스마트폰만 가지고 있더라도 수직수평이 잘 맞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snaspeed 앱을, 아이폰은SKRWT 앱을 사용하면 기울어진 건축사진을 바로 잡을 수 있다. <>

 

▲ SKRWT 앱은 사진을 찍거나 불러들이고 조정하고 싶은 형태를 선택하고 그리드가 나오면 아래쪽 숫자를 – 또는 + 쪽으로 움직여 수직, 수평 등 보정을 할 수 있다.


▲ snaspeed 앱을 다운 받고 카메라로 사진을 바로 찍을 수도 있고, 찍었던 사진을 불러와 보정할 수도 있다. 다양한 기능이 있지만 그 중 건축물의 수직보정을 할 수 있는 기능만 알아보자. 우선 사진을 불러와 연필 모양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몇 가지 기능이 있는 창이 뜬다. 그 중 ‘다듬기’를 클릭하고 그 다음 세로 왜곡을 선택해서 손가락으로 사진을 움직여 건축물의 기울어진 선을 수직으로 맞춘다. 가로나 세로 어느 방향으로도 보정이 가능하다.


이인미는 대학에서는 건축을, 대학원에서는 영상학을 전공했으며, 과거의 흔적이 어느 도시보다 빠르게 지워지고 있는 부산에서 일상적 기억을 회복하기 위해 또는 잠시도 머물지 못하고 변화하는 도시의 숨 가쁜 생명력을 따라잡기 위해 사진으로 도시를 만나는 작업을 하고 있다. ‘Another frame(심여화랑, 서울)’, ‘다리를 건너다(2011, 대안공간반디, 부산)’ 등 4번의 개인전과 ‘집을 말하다(2011, 클레이아크건축도자미술관, 김해)’, ‘부산, 익숙한 도시, 낯선 공간(2011, 신세계센텀시티갤러리, 부산)’, ‘decentered(2009, 아르코미술관, 서울)’, ‘도시와 미술(2000,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등 다수의 기획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리고 ‘나는 도시에 산다(2008, 비온후)’, ‘한국건축개념사전(2013, 동녘)’, ‘김봉렬의 한국건축이야기(2006, 돌베개)’ 등 다수의 출판 작업에 참여했다.

 

이인미(beonwho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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