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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7호 8면    2015-10-22 16:35:14 입력
[쉽게 찍는 건축사진] ② 카메라 기능에 의존하자 & 빛을 내 마음대로
 

[연재순서]
1. 카메라와 친해지기 :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 (9월)
2. 카메라 기능에 의존하자 & 빛을 내 마음대로 (10월)
3. 건축사진을 찍는 원칙은 무엇인가? (11월)


 

카메라 기능에 의존하자 & 빛을 내 마음대로

이인미 사진가 | www.beonwho.com
 
좋은 사진의 숨은 도우미 … 자동기능(P·A·S·M)
적정 노출, 사진 찍는 이의 의도에 따라 결정돼

 

카메라 기능에 의존하자 : PASM

<쉽게 찍는 건축사진 1>에서는 매뉴얼에 따라 일일이 카메라를 조작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그런데 카메라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이 사진 한 장 한 장을 매뉴얼에 맞추어 찍다 보면, 사진 찍는 일은 너무 복잡하고 번거롭게 느껴진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자동기능이다. 카메라의 자동기능은 조리개와 노출을 카메라가 알아서 설정해 주는 기능이다. 이런 자동기능도 잘만 사용하면 얼마든지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요즘 시중에 나오는 디지털카메라는 대부분 P, A, S, M이라는 다이얼이나 조절 버튼이 있다. 지금부터 그 기능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P모드(Program mode)

P모드는 셔터만 누르면 셔터 스피드와 조리개의 조합을 카메라가 알아서 결정해 준다.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셔터 스피드에 적당한 조리개 수치를 카메라가 선택해 주는 모드이다. 결국, AUTO모드와 다를 바 없다. 차이점은 AUTO모드는 AF(auto focus) 측정이나 내장 플래시까지도 알아서 작동하지만, P모드는 단지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의 조합인 노출만 자동으로 맞춰 준다.

 

A모드(Aperture priority mode) / Av모드(Aperture value)

A모드는 조리개를 수동으로 설정할 수 있다. 셔터 스피드는 카메라가 자동으로 설정되어, 노출을 적정하게 맞추어 준다. 건축사진에서 회랑의 기둥을 찍을 때, 조리개를 열면 기둥만 선명하게 찍을 수 있고, 조리개를 줄인다면 기둥이 있는 깊은 복도 끝까지 선명한 건축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다. 공간이 중요한지 기둥이 중요한지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 카메라 뒤에 있는 사람이 결정해야 하는 몫이다.

피사체와 배경이 선명한 사진을 찍기 위해 A모드를 잘 사용하면 조리개 수치를 크게 하는 것만으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삼각대가 있다면 실내에서나 야간에도 조리개를 줄이고 장시간 노출을 주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사진1. 해인사 장경판전의 경우 조리개 수치를 높이고, 장시간 노출로 전체가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S모드(Shutter speed) / Tv모드(Time value)

대부분의 사람들이 A모드 보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모드이다. S모드는 셔터 스피드를 조절하면 그에 맞춰서 조리개를 카메라가 자동으로 설정해준다. 셔터 스피드는 빠르게 조절하면 움직이는 물체가 정지된 순간으로 찍힌다. 반대로 셔터 속도를 느리게 설정하면 움직임의 흔적이 남게 된다. 건축사진에서 뚜렷하지는 않지만, 사람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사진 같은 경우 1/5초 정도의 느린 셔터를 사용하면 된다. 건축물은 움직이지 않으니 느린 셔터를 사용하더라도 건축물은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건축 모형이나 투시도에 사람 이미지를 넣는 것처럼 건축사진에서도 사람을 등장시켜 공간의 스케일감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사진을 찍을 경우 반드시 삼각대를 사용하여야 한다.

S모드란 셔터 스피드를 정해두고 조리개만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두운 장소를 촬영할 때 흔들리지 않고 찍을 수 있는 셔터 스피드(1/60초 정도)로 고정해두면 카메라가 알아서 조리개를 설정해주니 피사체가 흔들리게 사진이 찍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사진2. 송소고택의 이른 새벽 마당의 풍경이다. 느린 셔터로 촬영하였을 때 건축물과 움직이는 사람의 형태가 다르게 찍히는 것을 볼 수 있다.

 

M모드(Manual)

수동 노출 모드이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이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직접 결정해야 하는 모드이다. 번거롭기는 하지만 노출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어 찍고자 하는 의도에 가장 알맞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M모드에 두고 찍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는 할 수는 없다. 각자 사진을 찍는 데 방해 받지 않고 최상의 사진을 얻을 수 있는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우리의 목표는 카메라를 잘 다루는 것이 아니고 좋은 사진을 찍는 것이기 때문이다.

 

 SCN모드(Scene)

디지털카메라에는 SCN(장면모드)이라는 모드가 있다. 이 모드는 조리개, 셔터 스피드, 노출, 노출 보정 같은 말만 들어도 머리가 복잡해지는 사람들을 위한 모드이다.

SCN 모드는 카메라마다 다소 다르지만 보통 인물, 야간인물, 풍경, 야경, 스포츠 등이 있고, 어떤 것은 불꽃놀이, 파티 모드, 해변 모드, 삼각대 없이 야경촬영 등과 같이 수십 가지가 넘는 장면 모드를 설정할 수 있기도 하다. 이 중 어느 한 가지를 선택하면 카메라가 자동으로 최선의 촬영환경을 설정하고 간단한 보정까지 해주기 때문에 셔터만 누르면 된다.

그러고 보면 SCN모드에는 뭔가 대단한 기술이 있을 것 같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면 결국 조리개와 셔터의 관계를 설정해주는 것이다. 인물모드에서는 조리개 값이 최대로 개방되어 배경이 흐리게 나오는 아웃 포커싱이 되도록 설정되어있다. 풍경모드는 화면에 보이는 넓은 영역이 모두 선명하게 초점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조리개 값이 최소 조리개로 설정되어 있다. 야간 촬영 모드는 대부분 플래시가 터지지 않고 느린 셔터로 촬영하게 되어있다. 흔들리지 않는 야간촬영을 원하면 삼각대 없이 야경촬영 모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스포츠 모드와 저속 셔터 스피드 모드 같은 경우는 셔터 스피드를 빠르게 혹은 느리게 설정되어 있어 장면에 맞추어 순간을 포착하거나 저속으로 움직임을 촬영할 수 있게 되어있다.

P, A, S 모드의 설정조차 어려운 왕초보라면 오히려 SCN모드로 찍는 것이 어설픈 조작으로 찍은 사진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카메라 작동은 신경 쓰지 않고 무엇을 찍을 것인지에 집중하면 카메라 조작에 능숙하지 않아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사진3. 디지털카메라의 종류마다 표시 방식이 다르지만 한눈에 모든 설정을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설정 모드 PASM 중 한 가지로 설정되어 있고, 셔터스피드와 조리개수치(f) 값을 나타낸다. 그리고 ISO 감도, 화이트발란스(WB)는 따로 설정해 줄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AUTO로 설정한다. 적정노출을 알려주는 지침은 +/- 를 변경하거나 M모드에서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로 조정된 정도를 알려준다. 그리고 저장되는 파일의 크기와 저장 파일의 종류를 설정할 수 있다. 대부분 JPG로 촬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특별한 경우 RAW나 TIFF 파일로 촬영할 수도 있다.

 

빛을 내 마음대로 : 노출보정 

 

노출이 맞다, 아니다’, ‘노출이 부족하다, 노출과다다라는 말을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많이 들어본 말이다. 잘 찍은 사진은 노출이 맞는 사진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적정 노출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적정 노출은 카메라에 내장된 노출계의 수치나 지침이 ‘0’을 가리킬 때이다. 카메라에 내장된 노출계만 볼 수 있다면 누구나 적정 노출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러나 카메라는 단순명료하게 기계적인 수치의 적당한 밝기를 지시해 줄 뿐이다. 그러므로 적정 노출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 결정해야 한다.

카메라 노출계가 갖는 기계적인 원리를 따지기 시작하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우리는 그저 좋은 사진을 찍기를 바랄 뿐이니 기계적인 부분은 조금 다음에 따져도 된다. 지금은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노출 보정은 사진에서 밝기를 조정해주는 것이다. 사진에 찍힌 장면은 사람의 눈으로 본 것과 사뭇 다르다. 그런 이유에서 사진이 더 사진다워 보이는 것인지 모른다. 사진 4는 전통건축의 누각을 찍은 것이다. 누각에서 보이는 풍경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그리고 누각 기둥과 보에 그려진 단청의 아름다움도 놓치기 싫다.

하지만 이 두 가지를 만족하는 사진을 찍기는 쉽지 않다. 요즘 나오는 디지털카메라는 HDR기능이 있어 이 두 가지를 만족하는 다중 노출의 합성사진을 자동으로 실행해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사진에서 모두 다 잘 보인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사진 4의 왼쪽(-노출)은 풍경에 노출을 맞추고 찍은 것이고, 오른쪽(+노출)은 누각의 내부에 노출을 맞추고 찍은 것이다. 이렇듯 적정 노출이라고 하는 것은 사진을 찍는 사람의 찍고자 하는 의도에 맞추어 결정되는 것이다.

 

▲ 사진4. 관룡사 원음각을 노출을 달리해서 찍은 사진이다. -노출의 사진은 누각의 내부에서 보이는 외부의 풍경이 잘 보여주는 사진이라면, +노출의 사진은 누각의 내부와 단청 등의 세부적인 부분을 보여주고 싶은 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적정노출을 기준으로 보면 둘 다 노출 부족이나 과다로 볼 수 있지만, 촬영의도에 따라 두 사진 모두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는 적정노출이다.

  

매뉴얼 모드로 찍는다면 내 마음대로 노출을 조정할 수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알고 보면 자동모드일 경우도 충분히 가능하다. 카메라에 있는 +/- 버튼을 잘 이용하면 된다.  
이 버튼을 누르면 대체로  이 작동한다. 이것은 카메라에 내장된 노출계인데, 매뉴얼모드에서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의 수치를 조작할 때도 작동한다. 이것을 읽을 줄만 알면 간단하다. +쪽으로 큰 눈금 한 칸이 조리개 1단계이고, 셔터 스피드 1단계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사이 3등분 된 작은 눈금은 1/3 단계의 노출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쪽으로 갈수록 사진이 밝아지고, -쪽으로 갈수록 어두워진다. ‘0’은 카메라가 지시하는 적정 노출이다. 위의 사진 같은 경우 노출이 왼쪽 사진은 쪽으로, 오른쪽은 +쪽으로 치우친 사진이다.

이렇게 여러 단계의 노출보정을 하고 촬영하는 것도 번거롭다면 카메라에 내장된 브라케팅(Braketing) 기능을 사용하여도 된다. 브라케팅 촬영을 하면 셔터를 한 번 눌렀을 때, 적정 노출을 기준으로 1/3씩 어둡게 또는 밝게 여러 단계의 노출로 카메라가 사진을 저장해 준다. 사진의 초보자에게는 노출에 대한 불안함을 줄여주고, 전문가에게는 정확한 색감을 표현하려는 방법으로 사용된다. 카메라 제품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BKT 또는 AEB로 표시되어있다. 노출 보정은 ‘0’을 중심으로 ‘±1/3’, ‘±2/3’, ‘±1’ 단계로 조정해줄 수 있는데, ‘±1/3’ 단계로 브라케팅 하는 것이 무난하다. 한 장의 사진을 찍으면 나머지는 카메라가 알아서 브라케팅 촬영한 것을 컴퓨터에 내려 받아 천천히 좋은 사진을 고르기만 하면 된다.


이인미는 대학에서는 건축을, 대학원에서는 영상학을 전공했으며, 과거의 흔적이 어느 도시보다 빠르게 지워지고 있는 부산에서 일상적 기억을 회복하기 위해 또는 잠시도 머물지 못하고 변화하는 도시의 숨 가쁜 생명력을 따라잡기 위해 사진으로 도시를 만나는 작업을 하고 있다. ‘Another frame(심여화랑, 서울)’, ‘다리를 건너다(2011, 대안공간반디, 부산)’ 등 4번의 개인전과 ‘집을 말하다(2011, 클레이아크건축도자미술관, 김해)’, ‘부산, 익숙한 도시, 낯선 공간(2011, 신세계센텀시티갤러리, 부산)’, ‘decentered(2009, 아르코미술관, 서울)’, ‘도시와 미술(2000,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등 다수의 기획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리고 ‘나는 도시에 산다(2008, 비온후)’, ‘한국건축개념사전(2013, 동녘)’, ‘김봉렬의 한국건축이야기(2006, 돌베개)’ 등 다수의 출판 작업에 참여했다.

 

2015-10-22 16:35:14 수정 이인미(beonwho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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