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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6호 11면    2015-09-18 17:02:36 입력
[건축을 보다] ㉛ 브랜드에 묻혀 사는 사람들
ab구본호 관장 | 티엘갤러리
방주연 기자(evergreen86@nate.com)

 

 

비싼 게 값어치를 한다? 비싼 게 값어치를 한다!

전통시장에서 본 옷과 백화점에서 본 옷의 디자인, 질감 등이 거의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백화점에서는 전통시장보다 더 비싸다. 더 예뻐 보인다. 왜일까?

 

갤러리에 온 손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관장님 어디에 사세요?’ ‘부곡동에 삽니다.’ ‘~’ ‘선생님께서는 어디에 사세요?’ ‘센텀에 삽니다.’

아니, 센텀은 해운대구 우동 아닌가. 부곡동과 같은 관할구의 동. 그냥 우동에 삽니다.’라고 하면 될 텐데, 왜 센텀에 산다고 하는지. 아마도 센텀은 부산의 부유동네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곳은 아이파크, 푸르지오, e-편한세상 등과 같은 브랜드마크(brand mark)와 힐스테이트, 자이, 래미안, 캐슬 등과 같은 (통명)브랜드(brand name) 등의 고급 브랜드가 많은 곳이다. 이런 브랜드 때문에 우리는 흔히 롯데 캐슬에 삽니다’, ‘자이에 삽니다라고 하는데, 아파트라는 주택에 사는지 주택을 빙자한 브랜드에 사는지.

 

그렇다면 백화점에서 산 비싼 치마가 좋아 보이고, 브랜드 이미지가 높은 주택에 사는 것이 품위(?)가 있어 보이는 이유는 뭘까?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높은 가치를 강조하고 싶은 것과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것은 아닐까?

 

얼마 전 건설회사가 강남에서 대표 단지를 보유하고 있느냐, 없느냐 그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기사를 보았다. 소위 강남에서 먹히는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건설사들의 가치가 재평가 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아파트도 대중 브랜드냐, 프리미엄 브랜드냐를 따지는 시대가 되었다.

 

인간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은 의식주(衣食住)임을 어린 시절에 배웠다. 먹고 입고 자는 , 이는 필자가 있는 갤러리에 걸려있는 그림과 다르다. 그림은 심리적 안정감이나 위안을 얻는 장식용() 또는 감상용이다. 그러나 의식주는 장식용, 감상용이 아니다.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것이 아니다. 즉 의식주 특히 주()는 다른 것으로 대용할 수 있는 대안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주택에 산다는 것은 자신의 품위를 높이는 것이며, 그 품위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부러움은 부의 상징이 된다. 그리고 이렇게 품위, 부러움, 부를 소유한 자들을 부추기고 그 부류에 들어가기를 원하는 것이 기업이다. 그 기업들이 만든 브랜드는 소비를 부추긴다. 그리고 가치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이들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한다.

 

기업은 결국 주택을 짓는 것이 아닌 브랜드를 짓는다. 그리고 브랜드를 소비시킨다. 브랜드의 가치라는 조미료를 첨가해서 말이다. 이 조미료의 향은 브랜드 가치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겐 최고의 유인책이다. 최고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주택의 거주 공간과 생활방식과는 상관없이 대외적 브랜드 이미지만을 강조하고 브랜드 이미지만을 유포하는 과시적 물건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많은 도시인들이 생활하기 편한 평지에서 굳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층 아파트에서 살면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조망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산중턱에 집을 짓고 아래로 내려다보는 조망이 아닌 비싼 돈을 지불해 가며, 평지에서 자꾸만 더 위로 올라가, 그곳에서 아래 내려다보며 전망이 좋노라고 말한다. 어찌된 영문일까? 사회적 유대관계상실 혹은 만연한 개인주의? 아니면 부의 가치에 따른 브랜드 지상주의? 필자는 브랜드 지상주의가 상당부분 차지한다고 보고 있다.

앞집 옥상을 정원 삼아 옆집 아저씨와 막걸리 마시면서 보는 풍경이 고층의 아파트에서 보는 그것과 같은 풍경인데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 풍경은 브랜드라는 잣대에 의해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며, 부의 상징인 고층아파트와 대비되는 달동네로 인식되고 있으니 참 안타까울 뿐이다. 브랜드만 선호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가 같은 풍경을 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구본호 관장 | 티엘갤러리

부산경찰청 셉테드 자문(2014)

동명대학교 겸임교수/예술학 박사
저서 : 공공미술-도시의 지속성을 논하다.
주요 프로젝트 : 사상구 괘법동 고샅길프로젝트,
북구 금곡동 공창마을 문화거리 조성, 서구 동대신동 닥밭골행복마을 리더 등 공공미술·도시재생 프로젝트

 

2015-09-18 17:02:36 수정 방주연 기자(evergreen86@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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