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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6호 8면    2015-09-18 15:04:19 입력
[쉽게 찍는 건축사진] ① 카메라와 친해지기 :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


기획의도 :
디지털기기의 진화, SNS 문화의 확산과 더불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진은 한 사람의 생각과 일상을 기록하고 표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매체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나 우리 건축에서는 일상과 여행 중에 만난 도시와 건축물에 대한 기록 혹은 건축행위의 과정과 결과물을 기록하는 수단으로서 사진의 역할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진이라는 매체를 어렵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 이에 본지에서는 부산을 기반으로 다양한 건축사진 작업을 진행해 온 사진작가 이인미로부터 조금 더 쉽게 사진을 찍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3회에 걸쳐 진행될 쉽게 찍는 건축사진을 통해 더 많은 독자가 사진을 찍기 위한 유용한 팁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연재순서]
1.
카메라와 친해지기 :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 (9월)
2. 카메라 기능에 의존하자 & 빛을 내 마음대로 (10월)
3. 건축사진을 찍는 원칙은 무엇인가? (11월)


 

카메라와 친해지기 :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

이인미 사진가 | www.beonwho.com
 
건축사진의 핵심, 조리개와 셔터의 적절한 조합
상황에 맞는 최선의 조합 … 각자가 선택해야


▲ 통영해저터널

사진 찍기는 어렵다?

카메라와 사진이 특별한 사람, 특별한 날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지나갔다. 카메라가 없더라도 휴대 전화 카메라로 누구나 눈앞에 보이는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게 되었다. 기념비적인 배경을 등 뒤에 두고 차렷하고 카메라 앞에 서면, 누군가가 하나, , 셋을 외치고, 김치 하고 웃는 사진을 찍는 풍경도 이제는 보기 힘들다. 오히려 스스로를 찍는 셀카가 더 익숙한 시대이다.

건축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건물을 멋진 사진 한 장으로 남기려고 셔터를 누르거나, 여행가서 본 건축과 도시를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사진을 찍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항상 생각한 만큼 사진은 잘 나오지 않는다. 왜 그럴까? 카메라가 나빠서인가? 카메라를 바꿔 봐도, 그다지 신통한 답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카메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 손에 들어오고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소형 콤팩트 카메라에서부터 묵직한 덩치로 하루 종일 매고 다니면 어깨가 뻐근해지는 DSLR 카메라까지, 크기나 무게가 제각각이어도 모든 카메라는 사진이 찍히는 기본 원리는 같다. 카메라는 외부의 빛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어두운 암통인 몸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빛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조리개와 셔터가 있다. 얼마나 다양한 빛 조절이 가능한가의 정도가 비싼 카메라와 저렴한 카메라의 차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그렇다면 이런 단순한 원리로 작동하는 것이 무엇이 어렵다고, 마음대로 사진이 찍히지 않았을까? 이 단순한 원리를 너무 복잡하게 설명해 놓은 책들과 전문가의 깊이 있는 강좌에 지레 겁을 먹고, 그냥 자동모드에 놓고 똑딱이카메라처럼 사진을 찍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제부터 셔터를 누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왕초보를 위한 쉬운 사진 찍기연재를 시작하려고 한다. 서랍 속에 들어있던 카메라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의 절반은 알게 될 것이다.

 

카메라의 구조 :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다. 그 빛을 조절하는 것이 조리개와 셔터다. 저 두 단어는 사진의 기본 용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카메라든 조리개와 셔터의 적절한 조합으로 적당한 빛이 들어와 맺힌 이미지를 기록한다. DSLR 카메라에는 매뉴얼이라는 기능이 있어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콤팩트형 카메라는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카메라에 내장된 프로그램이 알아서 작동해 준다 

조리개는 어디에 있을까? 조리개는 카메라의 렌즈에 있으면서 빛이 들어오는 구멍을 조절한다. 조리개는 노출과 심도(초점이 맞는 범위) 두 가지에 영향을 주고, 조리개 값을 조절하면 사진의 밝기에 영향을 미친다. 조리개 값은 당연히 구멍이 커지면 빛을 많이 들어올 것이고 구멍이 작으면 빛이 적게 들어올 것이다. 조리개의 구멍 크기는 숫자로 나타낸다. F(조리개값), f/(조리개값), 1:(조리개값)로 표기한다. 카메라 렌즈 앞에 쓰여 있는 1:(조리개값)은 최대 개방 때의 조리개 값이다.

조리개 값은 렌즈가 빛을 최대로 받아들이는 수치에서부터 시작해서 숫자가 커질수록 빛의 양이 1/2씩 줄어든다. 가장 대표적인 조리개 수치는 다음과 같다. 조리개의 f 숫자가 커질수록 구멍이 좁아진다.

▲ 셔터 스피드는 같고, 조리개를 1/3 단계씩 조절한 것이다. 조리개 수치가 커질수록 점점 어두워진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조리개 수치를 1/3씩 나누어 f8f11 사이를 f9.0, f10, f5.6f8 사이를 f6.3, f7.1 과 같이 디지털 수치가 디지털 카메라의 LCD창에 표시되기도 한다. 숫자만 보면 복잡해 보일 수도 있지만 f9.0, f10,단순히 f8f11 사이에 있는 조리개 수치이고 1/3 정도의 빛의 양이 줄거나 늘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빛의 양을 조절하는 카메라의 또 다른 장치는 셔터 스피드이다. 셔터 스피드는 빛이 카메라로 들어오는 시간을 조절해준다. 셔터 스피드도 조리개와 마찬가지로 숫자가 변할 때마다 빛이 카메라로 들어오는 시간이 2배씩 늘어나거나 1/2씩 줄어들게 만들었다. 셔터의 수치는 1초를 기준으로 1/2 씩 줄어드는 것의 분모를 표시한 것이다 

1 1/2 1/4 1/8 1/15 1/30 1/60 1/125 1/250 1/500 1/1000 1/2000 1/4000

 

카메라는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조절하여 적절한 양의 빛을 받아들여 상을 포착한다. 곧 사진을 찍는다. 매뉴얼로 설정하는 경우는 카메라에 내장된 노출계의 도움으로 빛이 적절한 양이 되도록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다. 자동카메라의 경우는 적절한 조리개 수치와 셔터 스피드는 카메라에 미리 설정된 프로그램에 의해 셔터만 누르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진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흔히 우리가 어두운 곳에 가면 조리개를 열고 찍으면 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모두 맞는 말은 아니지만 조리개가 빛의 양을 조절한다는 차원에서는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 영화의 전당
 

조리개와 셔터의 조합은 어떻게 결정하는 것일까?

이제 조리개와 셔터의 원리는 어느 정도 이해될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더 나아가야 한다. 왜 이처럼 여러 가지의 조합이 만들어지는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조합의 차이가 사진을 어떻게 다르게 만드는 것일까에 대한 탐구로 더 걸어가야 한다 

조리개는 선명함을 조절해 주고, 셔터는 피사체의 움직임을 조절해 준다. 사진을 찍고 싶은 어떤 대상이 보이면 카메라는 그 대상을 가장 잘 찍을 수 있는 조리개와 셔터의 조합이 있다. 예를 들면 F8, 셔터 1/125이라는 절대양의 빛이 필요하다. 그런데 F11, 셔터 1/60, F5.6, 셔터 1/250 이런 조합들도 모두 똑 같은 양의 빛이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다. 어떤 순간 어떤 선택을 하면 가장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광학적인 원리와 같은 복잡한 논의를 시작하면, 머리만 복잡해진다. 단순히 생각해보자. 앞에서 조리개는 선명도, 셔터는 움직임의 표현에 영향을 준다고 했다. 사진은 초점이라는 것이 있어서 카메라의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것 중 가장 선명한 어떤 지점이 이미지를 설정하는 기준이 된다. 심도가 깊다는 것은 초점이 딱 맞는 지점 앞뒤로 선명하게 보이는 영역이 넓다는 말이다. 심도를 결정하는 것이 조리개이다. 조리개 수치가 클수록 초점이 맞는 지점의 앞뒤가 선명한 범위가 넓고, 조리개 수치가 작을수록 초점이 맞는 범위가 좁아지는 것이다 

건축사진은 대부분 전경부터 배경까지 선명한, 심도가 깊은 사진이다. 들고 있는 카메라의 조리개를 최소 조리개 수치에 맞추어 놓고 다니면 언제나 심도가 깊은 선명한 건축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왼쪽 사진은 조리개를 최대개방으로 촬영한 것이고, 오른쪽 사진은 최소 조리개로 촬영한 것이다. 조리개 수치가 큰 최소 조리개로 촬영하면 건축물과 배경이 모두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조리개 수치가 작은 최소조리개로 촬영하여 배경을 흐리게 해서 초점이 맞는 특정한 부분만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
 

한편, 셔터는 사진에서 움직임에 관계가 있다. 셔터 스피드가 느릴수록 사진에 시간의 움직임이 남는다. 셔터 스피드가 빠르면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순간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도시 야경에 흐르는 빛의 궤적은 자동차의 헤드라이트가 지나가는 시간 동안 셔터가 열려 있어 빛의 흔적이 남는 것이다. 운동 경기에서 눈으로 확인 할 수 없는 결정적인 슈팅의 순간이 다음 날 신문 1면이 장식하기도 한다 

이렇게 네 가지의 조건만 생각하면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의 조합은 너무 간단해진다. 조리개를 줄일 것인지, 개방할 것인지, 고속셔터로 찍을 것인지, 저속셔터로 찍을 것인지 중 하나이다. 조리개의 개방을 최소로 줄여주면 F 수치가 높아지고 심도도 깊어진다. 그러면 배경과 피사체가 모두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건축사진에서는 대부분 프레임 전체가 선명하게 나오는 사진을 선호한다. 단순히 어두워서 조리개를 열어주면 빛이 많이 들어와 노출이 맞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생각을 잊어버리자. 조리개를 개방하고 찍으면 건축물이 가지는 선명함은 포기해야한다. 그런데 어두운 곳에서 조리개를 줄이면 느린 셔터로 사진을 찍어야한다. 셔터 스피드는 들고 찍기에는 한계가 있다. 보통 1/60이하는 삼각대를 두고 찍어야 한다고 한다.

그 상황에 맞는 최선의 조합은 각자가 선택할 일이다.

 

▲ 건축사진에서 배경이 되는 건축은 느린 셔터에서도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는 피사체를 느린셔터로 찍으면 동적인 느낌을 줄 수 있다. 카메라에서 가까이 있을수록 속도감이 더 잘 표현된다.

 


이인미는 대학에서는 건축을, 대학원에서는 영상학을 전공했으며, 과거의 흔적이 어느 도시보다 빠르게 지워지고 있는 부산에서 일상적 기억을 회복하기 위해 또는 잠시도 머물지 못하고 변화하는 도시의 숨 가쁜 생명력을 따라잡기 위해 사진으로 도시를 만나는 작업을 하고 있다. ‘Another frame(심여화랑, 서울)’, ‘다리를 건너다(2011, 대안공간반디, 부산)’ 등 4번의 개인전과 ‘집을 말하다(2011, 클레이아크건축도자미술관, 김해)’, ‘부산, 익숙한 도시, 낯선 공간(2011, 신세계센텀시티갤러리, 부산)’, ‘decentered(2009, 아르코미술관, 서울)’, ‘도시와 미술(2000,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등 다수의 기획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그리고 ‘나는 도시에 산다(2008, 비온후)’, ‘한국건축개념사전(2013, 동녘)’, ‘김봉렬의 한국건축이야기(2006, 돌베개)’ 등 다수의 출판 작업에 참여했다.

 

2015-09-18 15:04:19 수정 이인미(beonwho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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