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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6호 6면    2015-09-18 13:34:38 입력
[타박타박] ㉔ 변화와 보존, 전통과 인습
ab추동엽 건축사 | cna 건축사사무소
추동엽 건축사(cna_arch@naver.com)

 

고등학교 시절, 아마 국어시간이었던 것 같다. 전통(傳統)과 인습(因習)에 대해 배운 기억이 늘 머릿속에 아른거린다.

전통(傳統)이란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과거로부터 이어 내려오는 바람직한 사상이나 관습, 행동 따위가 계통을 이루어 현재까지 전해진 것이라 하였고, 인습(因習)이란 이전부터 전하여 내려오는 낡은 습속 또는 몸에 배어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오랜 버릇이라고 배우며,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의미에서 온전하게 따라야 할 옛것은 전통인 것이지 인습이 아니라고 배웠다.

그러면 건축에 있어서 전통은 무엇이고, 인습은 과연 무엇일까? 

여름이 고비를 넘긴 8월 말에 경기도의 남이섬과 쁘띠프랑스를 다녀왔다.

말로만 듣고, TV를 통해 봐 오기만 했던 곳이라 궁금하기도 하고, 내심 기대를 가지고 타박타박 걸음을 옮겼다.

 

50년에 걸친 노력의 결실, 남이섬

남이섬은 단순히 겨울연가가 키운 곳이리라 생각하였는데, 그건 정말 하찮은 생각이었다.

한 사람이 큰 그림(마스터플랜)을 가지고 반백년의 세월을 통해 들인 노력의 결과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지를 보여주는 그런 곳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입국허가 - 이곳은 나미나라공화국이다 - 를 받았다. 배를 타고 5분을 가면 남이섬이란 글귀가 새겨진 현판을 만나게 되고, 출입문을 지나면 나미나라공화국에 이른다. 나름 화폐도 발행하고, 우표도 있고, 방송국에 은행에 재미있게 갖춰진 곳이다.

겨울연가를 촬영한 메타세콰이어길에 준상이와 유진이 키스를 한 장소까지, 겨울연가의 공간이기도 하였지만, 늘 도서전 등의 여러 가지 이벤트를 벌이고, 잘 가꾸어진 나무와 꽃이 어우러진 참 아름다운 곳이었다. 2000년대 중반에 지어진 나미나라국립호텔인 호텔 정관루는 객실마다 여러 문화예술인이 각기 하나의 방을 꾸며놓아서 이 또한 매력적인 공간이었고, 여러 식구가 함께 있을 수 있는 방갈로에 다인실까지 조성되어 있었다.

섬은 그리 크지 않아 전체를 아우르는데 한 네다섯 시간이면 가능한 공간이었지만 구역마다 테마를 가지고 만들어진 길들과 공간, 여러 예술작품 들은 감탄사를 자아낼 만 하였다.

1960년대에 이 조그마한 섬을 사 들이고, 조림을 하면서, 삼십년, 사십년 후의 섬의 변모와 이를 즐기러 올 사람들을 상상하기가 과연 쉬웠을까? 아무리 확신이 있었다 하더라도, 주변의 반대와 조롱, 야유가 만만치 않았을 텐데 어떤 배짱이었을까? 그리고, 이 긴 시간을 이러한 공간을 가꾸며 노력을 들인 그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100년을 간다는 집들을 설계하는 우리들은 과연 그만큼의 안목과 의도를 가지고 있는 지 자문할 수밖에 없었다.

 

 

 

 

 

애정과 고집으로 만들어진 쁘띠프랑스

이튿날, 차를 돌려 방문한 곳은 드라마 등에서 많이 등장한 쁘띠프랑스였다.

역시나 건축적인 습관을 가지고, 오밀조밀한 공간들이 예쁘게 꾸며져 있네, 외단열인가 하면서 구석구석 살펴보며 두들겨보기도 하고 돌아다녔다.

아기자기한 공간 -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음 - 이 올망졸망 붙어있는 느낌, 그래도 갖출 건 다 갖춘 하나의 작은 도시 같은 느낌이 참 예뻐 보였다. 프랑스의 작은 도시에 매력을 느껴 만든 곳이라는데 꼭 프랑스의 느낌이 아니더라도 나름 이국적이기도 하고, 마무리 잘 된 건물들의 모습이 부러움을 자아낼 만 했다.

예전 TV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너무나 재미있게 봐서, 극 중 김명민이 사무실로 쓴 공간이나 악단이 연습을 하던 공간 등은 감회가 새로웠다. ‘집 하나 제대로 지어도 이런 큰 메리트를 갖는구나!’하는 마음에 괜히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지만, 처음 이 곳을 만들려 한 사람도, 이러한 공간을 설계한 사람도 엄청난 노력을 했음이 느껴져 그저 부러울 뿐이었다. 

이 곳 또한 공간을 만든 사람이 가졌던 하나의 큰 그림이 보였고, 그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지금도 곳곳에 배어있었다.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모습도 아름다웠지만, 이를 가꾸고 유지하여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볼 수 있었다할까. 아마 앞으로도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 될 것 같았다.

 

 

 

 

 

모두에 전통과 인습에 대해 이야기 한 바 있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이지만, 일을 하다보면 원래 그리 합니다라는 인습에 해당할 나쁜 습관에 안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남이섬과 쁘띠프랑스는 새로운 시도와 기획을 꾸준하게 경주함으로써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나름의 고민과 연구 끝에 마스터플랜을 완성하고, 하나의 전통이 될 만한 공간을 만들어 냄으로써.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것을 수행하여 간다는 것에 얼마나 큰 감흥을 받을 수 있는 지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거창하게 오래된 건물을 유지보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달지는 않겠지만, 건축사로서 건물을 설계하는 모든 경우가 하나의 새로운 전통을 만들 수도 또는 인습에 얽매인 평범한 또 다른 집터만 양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보며, 또 다른 타박타박을 기약한다.

 

추동엽 건축사 | cna 건축사사무소

 

2015-09-18 13:34:38 수정 추동엽 건축사(cna_ar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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