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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86호 14면    2014-11-20 18:35:47 입력
[타박타박] ⑰ 서울에세이 : 서울의 건축과 풍경
ab2014 도시건축우수사례탐방, 문화를 담은 건축기행
방주연 기자(evergreen86@nate.com)

 

 

최근 몇 년 사이 대한민국 전역에 걸쳐 건축에 대한 관심이 확산됨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도 건축과 도시에 대한 다양한 행정적 고민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국가적인 차원(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뿐 아니라 각 지자체 권역 내의 아름다운 건축물을 발굴시상함으로써 도시의 미래를 제시하고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건축물의 건립 동기를 유도하는 한편, 도시경관 개선에 기여하기 위한 각종 건축상 등이 제정운영되고 있다. 올해로 열 두 해째를 맞은 부산다운건축상 또한 그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완성도 높은 또 건축뿐 아니라 문화적으로 가치가 높은 건축물들이 제출선정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여전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도시는 단연 서울이다. 이에 부산시와 ()부산국제건축문화제는 2014 도시건축우수사례탐방지로 서울을 선정, ‘문화를 담은 건축기행을 추진했다.

지난 6일과 7일 양일간 이루어진 2014 도시건축우수사례탐방(이하 탐방)은 부산시 건축직 공무원 및 건축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탐방코스는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과 서울시건축상 수상작 및 근래 숱한 화제를 낳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한강 세빛섬 등으로 구성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탐방단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이곳은 6개의 마당 주위에 배치된 최신 현대건축물인 서울관과 조선시대의 건축물인 종친부, 20세기 초반 근대문화재인 옛 기무사 건물이 조화와 대비를 이룬 점이 높이 평가됐다.

설계자 민현준(엠피아트)은 지리·역사적 맥락을 고려해 무형의 미술관’ ‘일상 속의 미술관’ ‘친환경 미술관을 지향했다. 나지막한 건물은 주변의 스카이라인을 전혀 해치지 않으면서 조화를 이루고, 사각형의 단순한 디자인은 주변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화려하기 보다는 담담한 매력이 방문자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는데, 곳곳에는 미술관을 삶과 미술을 가깝게 만드는 교두보라 여기는 민현준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경 ⓒ남궁선

 

윤동주 문학관

주변과의 조화, 적층된 시간에 대한 배려 등은 윤동주 문학관에서도 이어졌다.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한 윤동주 문학관은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기 위한 곳으로 올해 서울시건축상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2년 인왕산 자락에 버려져있던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만든 곳으로, 설계자인 이소진(아뜰리에 리옹)은 기존의 건물에 남겨진 지난 시간의 흔적들을 윤동주의 작품세계와 잘 엮어내었다.

그렇게 탄생한 문학관은 시인 윤동주의 영혼을 기리기에 충분한 공간이 되었다. 특히 윤동주의 시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모티프를 얻어 폐기된 물탱크의 윗부분을 개방한 중정형의 열린 우물은 물탱크에 저장되었던 물의 흔적이 벽체에 그대로 남아 있어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퇴적을 느끼도록 해준다. 이밖에도 시인의 일생을 돌아볼 수 있는 사색의 공간인 닫힌 우물과 문학관과 주변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별뜨락(휴식공간)’시인의 언덕(산책로)’ 등은 윤동주의 정신을 반추하는 공간이 되었다.

 

▲ 윤동주 문학관 ‘열린 우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첫째 날의 마지막 일정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마무리되었다. 수많은 논란 속, 올해 초 개관한 DDP는 현재 문화상업복합시설로 운용되고 있다. 자하 하디드의 국내 작품으로 더욱 유명세를 탄 DDP탐방은 국내 협력사였던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정모 건축사의 설명으로 진행되었다.

설계단계에서부터 철저하게 3D BIM작업이 이루어졌으며, 비정형의 디자인을 구현키 위해 설계시공사를 비롯한 다양한 관계 업체들이 수차례에 걸쳐 구조 및 시공성 등을 검토했다. 그 결과, 공간적 유연성이 돋보이는 대규모의 개방공간이 구성되었고, 그 완성도 또한 감히 국내 최고라 할 수 있다.

다만 개관 당시 우려했던 것처럼, 초기계획과는 달라진 실 사용프로그램, 비정형의 공간디자인과 전혀 맞지 않는 내부 공간 구획 등이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한 인상을 주었다. 결코 적지 않은 예산과 수많은 이의 노력으로 탄생한 공간인 만큼 일정 수준의 가이드라인 제안 등으로 건축물의 가치에 맞게 공간이 사용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야경

 

가회동 성당

이튿날 탐방단이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가회동 성당(2014 서울시건축상 최우수상, 시민공감건축상). 성당에 도착하자 설계자인 우대성 건축사(건축사사무소 오퍼스)가 탐방단을 맞이했다.

우 건축사는 가회동 성당은 계획 초부터 열린 성당으로 모두에게 개방키로 결정했다. 북촌 풍경에 어울리는 거리의 표정을 만드는 한편, 종교건축이 주는 심리적 부담감을 줄여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성당은 북촌 지역의 특성에 맞춰 건물의 규모를 작게 분절하면서 마당을 중심으로 양옥과 한옥을 마주보게 계획했다. 자그마한 주변 건축물을 고려해 땅속에 건물의 70%를 파묻었다. 한옥을 짓기 위해선 단열/방재 등의 기준을 맞춰야했고, 건물의 지상규모를 줄이려 지하를 파내려가니 엄청난 암반과 마주했다. 그러나 모든 난관에도 불구 처음 뜻대로 완공됐다.

우 건축사는 가회동 성당이 북촌마을의 풍광을 회복하는 작은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 했다. 그리고 건축주는 물론 사용자와 주변, 동네 넓게는 도시에 이르기까지 살뜰히 챙기려 했던 그의 노력은 좋은 건축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

 

▲ 가회동 성당, 우대성 건축사와 탐방단

 

이밖에도 ‘Art in city 2006’이라는 큰 이름 아래 소외된 지역의 시각적 환경을 개선코자 진행된 낙산공공프로젝트의 대상지 이화마을과 수년간 서울시의 미운오리새끼가 되어오다 마침내 개장한 세계최대규모의 인공섬인 한강 세빛섬(3, 수상문화레저 및 부대시설, .효성-.플로섬 주관으로 20년 운영 뒤 서울시 기부채납예정)’ 등을 둘러보는 것으로 모든 일정은 마무리 되었다.

 

▲ 한강 세빛섬

 

좋은 공간, 좋은 건축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다. 그 어떤 정해진 해답도 없기 때문에 한없이 어려운 것이고, 다만 우리는 더 많이 보고, 듣고, 고민하고 부딪혀나갈 뿐이다. 헤르만 헤르츠버거는 만약 당신이 당신 작업으로 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더 나쁜 곳으로 만들지는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고 했다. 어쩌면 그의 말이 좋은 건축과 도시를 만들기 위한 가장 현명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이번 투어가 참석자들에게 좋은 건축을 향한 마음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

 

2014-11-20 18:35:47 수정 방주연 기자(evergreen86@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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