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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82호 10면    2014-07-17 18:12:45 입력
[건축을 보다] ㉓ 건축은 또 하나의 옷이다
ab문대홍 변호사 | 문대홍 법률사무소
문대홍 변호사(yons19@hanmail.net)

 

나는 사실 캐주얼한 옷을 좋아한다. 하지만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정장에 넥타이를 매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불편한 것도 사실이지만 의뢰인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서 늘 깔끔하게 갖추어 입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누군가는 너무 획일화된 옷차림이 아니냐는 지적도 할 것이다. 그래서 난 넥타이와 셔츠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넥타이와 셔츠만 매번 잘 바꾸면 굳이 슈트를 바꿔 입지 않아도 다른 느낌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축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져본다. 동창회에서 친구가 한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 오피스빌딩은 요새 유리로 외관을 한 건물이 많아 개성이 없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마치 누가 시키기라도 한 것처럼 대형 빌딩들은 유리로 짓는 경우가 많다. 빌딩은 획일화되어 가고 있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다.

옷이 그 사람을 나타내는 하나의 표현이라면 건축물은 그곳에서 영위하는 사람들을 나타내는 하나의 표현인 것이다. 건물이 획일화되어 간다는 것은 그만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획일화되어 간다는 말과도 같을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획일화도 있지만 긍정적인 획일화도 있다. 최근 모 프로그램에서 본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운 풍광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오렌지색 지붕에 벽돌로 지어진 집들의 전경은 그야말로 한 편의 그림이었다. 획일화된 오렌지색 지붕이지만 각각의 집마다 개성이 살아있어 감탄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할 것처럼 보였고 나도 그런 곳에서 365일 살고 싶다는 꿈을 꾸어보기도 했다. 사실 이런 획일화는 통일 속의 변화라는 말로 고쳐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나는 이제부터 건축물과 그 마을의 아름다움을 위해 약간의 규율 같은 것이 있는 것은 어떨까 제안해 본다. 법을 다루는 사람이라서 어떤 규칙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인 약속을 하자는 것이다.

유니폼을 입듯이 똑같은 건축물을 짓자는 것이 아니라 약속을 통해 조금 더 집단적인 개성을 표출하자는 것이다. 일정한 동네에 새로 짓는 건물들이 서로 뭔가 전체적인 통일감은 있되 각각의 개성을 살리는 식으로 가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어떤 구()는 푸른 계열로 하고 무슨 동은 체크무늬를 반영하고 하는 식 말이다. 이것은 행정기관보다는 건축 관련 단체에서 몇 가지 예시를 제시하고 주민 협의체가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최근 만들어진 아산의 지중해마을 크리스탈 빌리지에서 이런 가능성을 볼 수 있다.

, 그 블루타운이요? 참 멋지더군요!”, “서울 강남에도 이런 곳은 없다죠, 아마!”, “아빠, 우리도 그곳으로 이사 가요!” 우리나라 곳곳에 이런 대화가 나오는 동네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물론 주택의 경우 아파트가 많아 현실화되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전원주택이나 타운하우스의 경우라면 이런 제안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조심스럽게 해 본다.

지금도 해외여행을 하다가 차창 멀리 보이던 정연하게 하나의 톤으로 고풍스런 집들이 있던 마을, 그 색채를 잊지 못한다. 어쩜 저렇게 개성 있는 마을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부러움이 아직도 생생하다.

건축물은 또 하나의 옷이다. 보는 사람에게는 즐거움을 주고 그 안에 머무는 사람에게는 개성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나 혼자만의 너무 강한 개성은 개성이 아니라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서로 간의 자율적인 약속을 통해 조화롭게 어우러진 아름다운 건축물. 그러면서도 각 건물만의 느낌 또한 표출된다면 이보다 더 멋진 마을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아름다운 마을이 하나 둘씩 늘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이러한 마을이 많아질 때 우리 사는 세상 또한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믿으면서.

 


문대홍 변호사는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경희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법과대학 ALP과정(11)을 수료했다. 2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는 부산동부지청, 경주지청, 인천지검 등에서 검사를 지냈으며, 남부지청 부부장검사, 홍성대구부천대전지검 부장검사, 전주지검 군산지청장, 부산고등검찰청 부장검사 등을 거쳐 지난해 5월 퇴임했다. 대표적인 수사통으로 꼽히던 그는 검찰을 떠난 이후, 현재 문대홍 법률사무소(부산 연제구 거제동 소재)를 개업,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문대홍 변호사(yons1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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