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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9호 12면    2014-04-17 16:24:07 입력
[건축을 보다] ㉑ 어린 초보 순례자가 바라본 성당 건축물
ab김윤경 교수 | 영산대학교 호텔경영학과
김윤경 교수(davykyk@daum.net)

 

나는 작년 이맘때쯤 세례를 받은 초보 가톨릭 신자이다. 세례를 받은 후에 교리시간에 배운 것들 중 주일을 지켜 교중미사를 참석해야한다는 주님과의 약속을 실천하려다보니 - 관광과 호텔경영을 전공한 나는 - 출장을 가서 그 근처의 성당을 찾아 교중미사에 참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되었다 

내가 교리공부를 할 때, 나의 대모님은 그분의 친구들과 가끔씩 해외 성지순례를 다녀와서는 많은 사진들을 나에게 보여주시곤 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신부님이나 수녀님이 전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주님의 탄생과 부활에 관한 이야기와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실 때 사진 속에서 보아왔던 성당에 관련된 건축물들의 모습이 떠올라 혼자 너무나 즐거운 상상을 하며 교리공부를 했던 기억이 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이다 보니 대모님이 보여주셨던 성지와 성당건축물을 직접 가서 보고 싶긴 하지만, 유럽성지순례 일정이 학기 중에 이루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방학 때는 여행비용이 최고가에 달하기 때문에 방학 때 기획이 되는 성지순례 코스는 잘 없다는 소식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충남 아산에 있는 공세리 성당으로 피정을 간다는 소식에 대모님의 추천으로 그곳을 찾게 되었고 그렇게 공식적인 나의 첫 성지순례 여행이 시작되었다.
 

▲ 공세리성당

 

나는 학부는 문헌정보, 석사는 관광, 박사는 서비스마케팅 관점에서 보는 호텔의 물리적 공간에 대한 학위를 받았다. 이에 여행을 하면서 참으로 무엄하게도 내가 배워왔던 공간을 보고 분석하는 시각을 갖고, 성당 건축물을 공간의 개념으로 보면서 이리 저리 뜯어보았다. 그렇게 성지 순례를 하며 성당건축물과 성모당 그리고 그 안에 포함된, 또 그곳에서 묻어나는 여러 가지 문화들을 내 나름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보는 버릇이 생겼다
엄밀히 따져보면 나의 성지 순례는 공세리 성당 피정이전에도 있었다. 내가 세례를 받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부주임 신부님이 세례식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명지성당 주임신부로 가시는 바람에, 신부님의 강론이 그리워 새로 생겼다는 명지성당을 찾아 나선 것이 어쩌면 나의 성지순례 여행의 첫 시작이 아니었나 싶다. 직업상 제한 때문에 해외여행이 그리 자유롭지 않은 나는 해외성지 순례 이전에 나의 신심을 견고히 하고, 주일미사는 꼭 지키고 싶은 초보 세례자의 작은 소망을 이루어내기 위해 내 나름의 성지순례에 대한 정의를 내리며, 국내 성지순례부터 해보자 결심했는데, 그 결심이 아마 이 명지성당에서 이루어진 게 아닐까 싶다.
 



 
▲ 남천성당

▲ 대화성당


나의 대모님과 그 지인들로부터 ‘성당을 방문하면 꼭 보아야 할 공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엔 세례를 받은 남천성당을 150여 일 동안 새벽미사를 다니며 새로운 시각으로 하나하나 뜯어보기 시작했다. 성모당, 성당본당의 제대를 둔 공간, 성체를 모신 공간, 그리고 십자가의 길에서부터 성당 꼭대기 첨탑과 성당 안의 그 성당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조각상들까지, 성당이라고 하는 공간을 새롭게 보고 해석하는 재미에 지금까지 부산의 명지성당, 해운대성당, 수영성당, 반송성당, 달맞이 성당, 충남아산 공세리 성당, 대전 만년동 성당, 안산의 본오동 성요한 세례자 성당, 강원도 대화성당, 원동성당, 용소막 성당, 서울의 명동성당, 청담성당, 제주도 신제주 성당 등을 방문하여 미사를 보았다. 모두 내가 생활하거나 자주 방문하는 지역에 있는 성당이어서 한번부터 시작해서 서 너 번을 방문한 성당들도 있다. 그리고 마카오 여행에서 방문했던 성 로렌스 성당, 성 도미니크 성당, 성 요셉성당, 성 프란치스코 성당, 대성당, 펜하성당, 필리핀 세부의 산토리노 성당 등 여행을 가서도 그 나라의 성당은 우리나라와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여 일부러 성당방문 일정을 만들어서 성당을 찾아가 구경을 하고 기도를 하고 시간이 맞아지면 미사를 보았다.  

▲ 펜하성당


본당에 들어가 미사를 보게 되면 그 절차와 형식에 있어서도 그 성당의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지만
, 성당에 사용된 건축 자재나 성모당 공간과 마리아상의 얼굴과 묵주, 그 외 조각물들이 십자가의 길과 함께 어떻게 어우러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성당 조경, 성당의 지붕과 첨탑, 외부의 십자가, 그리고 본당 안의 십자가에 못 박혀 매달리신 예수님과, 제대 공간, 성체를 모시고 있는 공간, 성당의 창문 모양과 스테인드글라스, 본당의 천정과 의자, 성가대 공간, 들어갈 때 성수를 바르는 공간, 성수를 비치해 두는 공간 등에서 그 성당의 지나온 길이 보이기도 한다.  

▲ (좌로부터) 명동성당, 용소막성당, 원동성당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성당의 건축을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한 느낌을 주는 것은 그 성당과 함께 하는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당의 건축물 자체만으로도 지나온 세월의 역사와 담긴 문화와 그 곳을 이용하고 거쳐 간 사람들의 기원과 사랑이 물들어 있지만, 지금 현재 이 성당과 그리고 미사를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 성당을 완성하는 마지막 요소가 아닐까 싶다. 같은 성당을 여러 번 방문하면서 빈 성당을 돌아보고 그 공간에 들어가 기도를 드릴 때와 미사시간이 되어 사람들이 어우러진 성당을 돌아보고 기도를 드릴 때 그 성당이 주는 느낌은 어린 신자로서 무어라 표현은 할 수 없지만 무엇인가 달랐다. 아직은 어린 가톨릭 신자이면서 초보 성지 순례자로 발을 디딘 지금 내가 바라보는 성당 건축물의 마지막, 장식이 아닌 공간을 채우기도 하고 여백의 미를 남기기도 하는 것은 사람이 아닐까. 이것은 굳이 성당이 아니어도 다른 건축물에서도 그것이 인간이 이용하기를 바라고 지어진 건축물이라면 결국은 사람에 의해 마지막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어린 초보 순례자의 감상을 마무리 할까한다.

 

김윤경 교수 영산대학교 호텔경영학과


 



2014-04-17 16:24:07 수정 김윤경 교수(davyky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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